"이럴 때일수록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 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 베어스 야구단엔 최근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한 언론사의 '구단 매각설' 보도에서 시작됐습니다. '두산 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베어스 야구단을 매각할 것을 요구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는 '무대응 원칙'을 밝히면서도 남모르게 주변 상황을 알아보는 모습이었습니다. 툭하면 불거지는 '구단 매각설'이지만, 이번은 상황이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야구단의 모기업 두산 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돈을 갚기 위해 두산 그룹은 자산 매각과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 여러 자구책을 통해 3조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돈 되는 자산은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룹 사옥 두산 타워를 비롯해 여러 알짜 계열사를 매각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야구단 매각설'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산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전통의 명문 구단으로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른바 '두산 왕조'를 구축했습니다. 구단 가치는 최절정에 올라있는 상황입니다. '채권단이 베어스 야구단의 가치를 2000억 원으로 추산한다'는 보도 내용이 그렇게 허황돼 보이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김태형 감독의 각오는 통한 것 같습니다. 두산은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8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1실점 호투를 펼쳤고, 불펜진이 연장 11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연장 11회 말 대타 박세혁이 우익수 앞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NC에 2대 1로 승리했습니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해 이길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