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날 고3 확진자 나온 인천…점심도 못 먹고 66개교 귀가

등교 수업 첫날인 오늘(20일) 새벽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에서는 66개교 학생들이 점심도 먹지 못한 채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80일 만에 겨우 학교에 나온 아이들은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늘 오전 11시 20분쯤 귀가 조처가 내려진 인천시 남동구 인제고등학교에서는 마스크를 쓴 고3 학생들이 하나둘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출입문 앞에 나온 교사들은 아이들이 반별로 하교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하고 연신 "간격을 지켜서 나가라"며 주의를 줬습니다.

인제고 학생 최 모(18) 군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일상적인 대화도 나누고 즐거웠는데 3시간 만에 집에 가게 돼 실망이 크다"며 "우리 학교에도 인천 고3 확진자의 접촉자가 있다는 얘기가 들려서 다들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어 "아쉽지만 귀가 조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오늘 오전 10시 30분쯤 10개 군·구 가운데 중구·동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 66개 학교의 고3 학생들을 모두 귀가하도록 했습니다.

고3 확진자가 나왔거나 발생 학교 인근에 있는 미추홀구 인항고·정석항공고·인하사대부속고는 일단 등교를 하루 미뤘습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며 교육 당국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쏟아졌습니다.
정상적으로 등교를 마친 다른 학교들도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등교를 시작한 인천시 부평구 인천외국어고등학교는 출입문 현관 앞에 분무형 손 소독기 3대와 열화상 카메라 등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교내에는 관찰실을 마련해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난 학생이 있으면 격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3 학생 203명(9개 학급)이 재학 중인 이 학교는 어제 발열 검사와 유증상자 여부 점검, 방역 소독 등을 거쳐 74명 전원의 기숙사 입소를 마쳤습니다.

어제 저녁 기숙사에 입소했다는 정 모(18)군은 "아무래도 인천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까 등교가 좀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했다"며 "그래도 그동안 온라인 수업으로만 봤던 친구들을 직접 보게 되니까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등교가 마무리되고 첫 수업이 시작된 교실에서도 '거리 두기'에 대한 강조가 이어졌습니다.

3학년 한 교실에서는 학생 21명이 4∼5명씩 5열로 배치된 책상에 앉아 교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오늘 등교가 이뤄진 학교에 장학관·장학사·사무관 등을 1명씩 파견해 등교 때부터 급식 시간까지 방역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