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취재파일] '사실혼' 관계에서 시작된 모터 아내의 격리 시설 불만 논란

[취재파일] '사실혼' 관계에서 시작된 모터 아내의 격리 시설 불만 논란

유병민 기자

작성 2020.05.18 18:51 수정 2020.05.18 19:10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취재파일] 사실혼 관계에서 시작된 모터 아내의 격리 시설 불만 논란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6일 외국인 타자 타일러 모터를 1군에서 제외했습니다. 손혁 키움 감독은 "모터가 최근 입국한 아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야구에 집중하기 어려워 보여 조금 쉬라고 코치진과 함께 논의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손 감독은 이어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누면 더 빨리 안정되지 않을까. 아무래도 2군에 있으면 시간 여유가 많아서 아내와 연락을 자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손 감독의 말대로 모터의 아내는 지난 12일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곧바로 외국인 격리 시설로 이동했습니다.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의 가족이라면 '자가 격리 대상자'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사건이 터졌습니다. 모터의 아내는 며칠 뒤 자신의 SNS에 격리 생활의 불편함을 거친 어조로 표현했고, 모터가 이 SNS에 동조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키움 구단은 "모터에게 SNS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설명했다. 모터는 '팬과 소통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하더라. 구단에서 주의를 줬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는 국내 입국 외국인에 대해 두 종류로 검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미국, 유럽인 대상)은 14일 동안 자신의 거처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합니다. 롯데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미국에서 부친상을 치르고 지난 7일 국내로 입국한 샘슨은 취업 비자가 있는 장기 체류 외국인으로 지정된 거처에서 자가 격리가 가능했습니다. (롯데 구단은 경남 양산의 모 처에 마당이 있는 자택을 수소문해 샘슨의 자가 격리를 돕고 있습니다.) 반면 단기 체류 외국인의 경우(미국, 유럽인 대상) 공항에서 최대 1박2일이 소요되는 진단 검사를 받은 뒤 14일 동안 지정된 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합니다.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모터
키움 구단은 모터의 아내가 '장기 체류 외국인의 가족'이기 때문에 자가 격리 대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구단이 뒤늦게 파악해보니 모터와 아내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정부 입장에서 모터의 아내는 '친구 관계'로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구단은 "모터가 아내라고 소개를 해서 결혼을 한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실혼 관계더라. 모터가 아내와 사실혼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여러 서류를 준비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 구단도 딱히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난감하다"고 밝혔습니다.

구단의 설명대로라면 모터와 그의 아내는 시설 격리를 피하기 위해 사실혼 자료를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예상과 다르게 시설 격리를 해야 했습니다. 낯선 이국땅에서 2주 동안 홀로 격리 생활을 한다는 건 물론 무섭고 힘든 일입니다.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미국을 피해 한국 입국을 선택했다면, 무엇보다 꿈을 위해 KBO리그에 도전한 '남편'을 생각했다면,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거칠게 불만을 토로한 모터 아내의 SNS 글은 무척 아쉽습니다. 이 기간 모터의 경기력은 현저히 떨어졌고, 키움 구단은 4연패를 당했습니다.

현재 국내 외국인 입국자의 시설 배정은 보건복지부에서, 관리는 행정안전부에서 맡고 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도 모터 아내의 불만을 알고 있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모터 아내의 소식은 파악하고 있다"며 "시설 격리 내용에서 내-외국인의 차별은 없다. 외국인의 도시락은 격리를 담당하는 해당 시설에 위탁하고 있는데, 각 시설별로 근처 업체와 계약하기 때문에 업체에 따라 외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외부 음식이나 물품 반입은 각 시설에 배치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다른데, 격리 기간이 14일로 그렇게까지 길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의약품과 생필품은 반입을 허용한다. 하지만 단순 기호식품까지 매일 반입을 허락하기는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