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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0주년 D-1 광주 금남로 찾은 시민들 '조용한 추모'

5·18 40주년 D-1 광주 금남로 찾은 시민들 '조용한 추모'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의 아픔을 간직한 금남로 거리는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매년 이맘때면 1980년 5월 광주의 풍경이 재현되며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다가 희생된 이들을 기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야제를 비롯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다.

예년처럼 수만명의 시민이 거리에 모이지는 않았지만 삼삼오오 마스크를 쓰고 5·18 사적과 기념시설을 찾아 조용한 추모를 이어갔다.

이날 옛 전남도청 앞에 자리 잡은 5·18 민주광장 한쪽에는 오는 18일 예정된 정부 기념식 리허설과 야외 방역 작업만이 소규모로 이뤄졌다.

리허설 관계자 50여명 중 합창단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낮 기온 27도까지 오르는 초여름 더위에도 마스크를 쓴 채 야외에서 음향과 영상, 동선 등을 수차례 점검했다.

5·18 전날과 당일이면 금남로 1가부터 3가까지 500m 넘는 거리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시민 한마당이 열렸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말해주듯 온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에는 '5·18 진실규명·책임자 처벌!', '오월정신 헌법전문 등재, 역사 정의 바로 세우자!'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만이 시민들을 대신해 소리 없는 구호를 외쳤다.

40년 전 상흔이 담긴 5·18 사적지에는 소규모 방문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지난 11일 개관한 전일빌딩245에는 주말인 지난 16일 2천여명이 방문했고 이날도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방문객들은 입구에서 발열감지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신상을 기록한 뒤 일정한 간격을 두고 10층 규모의 기념공간을 둘러봤다.

전일빌딩은 5·18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당시 계엄군에 쫓기던 시민들이 몸을 숨기기도 했으며 이후 건물 외벽과 10층 내부에서 총 245개의 탄흔이 발견됐다.

제사 참석을 위해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임순례(54) 씨는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거리에서 가두방송을 하던 기억이 난다. 전일빌딩에서 총탄의 흔적을 보니 이웃들의 아픔이 떠올라 먹먹했다"고 말했다.

당시 시민군 거점으로 사용되다 계엄군의 최후 진압 작전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옛 전남도청 별관에도 전날 650명이 다녀간 데 이어 이날 오후 2시 30분까지 400여명이 찾았다.

자녀들의 역사 체험을 위해 경기 이천에서 광주를 찾은 전주현(42) 씨는 "개학을 앞두고 생생한 민주화운동 현장을 보여주려고 국립 5·18 민주묘지와 옛 도청에 왔다"고 말했다.

두 달 넘게 휴관했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연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도 참석 인원을 400여명으로 대폭 줄여 진행할 예정이다.

기념식은 오전 10시 5·18민주광장에서'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열린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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