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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 여름 코로나19 백신 나올까…WHO "퇴치 불가능할 수도"

[취재파일] 올 여름 코로나19 백신 나올까…WHO "퇴치 불가능할 수도"
2019년 말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제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집계에 다르면 5월 15일 오후 10시 현재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는 456만 명, 사망자는 30만 8천 명에 달했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5개월, 이란과 이탈리아를 거점으로 중동과 유럽으로 확산했던 코로나19는 미국에 이어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창궐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인도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던 중국과 한국 등에서 신규 확진이 다시 늘어나면서 이제 코로나19는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일종의 풍토병으로 정착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화상 브리핑에서 마이클 라이언(Mike Ryan)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 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엔데믹(endemic: 풍토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물러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HIV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치료제와 치료방법을 발견해 대처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제 예전처럼 두려워하지 않게 됐습니다. HIV 보균자들에게 오래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질병을 비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적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도 이 질병(코로나19)이 언제 사라질지 또는 정말 사라질지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희망은 있습니다. 아주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하고, 그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이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신이 아주 효과적이어야 하고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14일 수미야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WHO 수석 과학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글로벌 화상 세미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 4-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유발하는 병증은 물론 코로나19 자체에 대해서도 좀 더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고, 백신이 개발돼도 어떤 부작용을 유발할지 모르는 상황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엔데믹(endemic)은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에피데믹(epidemic)은 엔데믹이 널리 급속히 확산되면서 비교적 넓은 영역에 퍼지는 감염병, 팬데믹(pandemic)은 에피데믹을 넘어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감염병 경고 단계 중 최고 단계에 해당된다.

WHO가 지난 3월 11일 발병 3개월 만에 전 세계 121개국에서 12만 4천 명이 확진되고, 4천585명이 숨지고 나서야 팬데믹을 선언한 코로나19는 이제 퇴치하기 힘든 질병으로 함께 살아야 할 엔데믹, 감기 같은 감염병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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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 여름 코로나19 백신 나올까…WHO '퇴치 불가능할 수도
● 올여름 코로나19 백신 나올까

2차 확산의 위험을 무릅쓰고 세계 각국이 봉쇄를 해제하고 있는 지금, 코로나19를 퇴치할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필요가 절실한 만큼 각국 정부와 제약사, 연구기관들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를 완전히 퇴치할 치료제나 백신은 없다. 통상적으로 백신 개발에는 최소 12개월에서 18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백신 전문가들의 말이다.

지난 5월 1일 미국 FDA는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rendesivir)에 대해 긴급사용승인(EUA: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을 했다. 코로나19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11일 만에 회복했다는 임상실험 결과에 따른 것이다. 투약하지 않은 환자보다 치료기간이 4일 빨랐다는 것이다. 긴급사용승인(EUA)은 정식 허가는 나지 않았지만 미국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은 렘데시비르가 정식 사용 승인을 받는다 할지라도 코로나19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심혈관, 신경계, 소화기 그리고 다른 인체 기관도 보호할 수 있는 복합적인 여러 치료제가 함께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CNBC는 지난 5월 13일 특집기사에서 미국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백신 개발에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모더나(Moderna)로 현재 1단계 임상시험을 끝내고 이달 말이나 다음 달 2상 임상을 거쳐 빠르면 오는 7월 코로나19 백신을 완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모더나에 이어 두 번째 인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이노비오(Inovio)를 비롯해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파이저(Pfizer), 사노피(Sanofi)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박스(Novavax) 등은 이르면 올여름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백신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렘데시비르같은 현재 있는 약물을 코로나19 응급 치료제로 전용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CNBC가 보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한다.

<백신>

● 모더나(Moderna) : mRNA, 1단계 임상 완료 2단계 임상 준비 중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바이오 회사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3월 45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1단계 임상을 했고, 이번 달 말이나 6월 6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할 2단계 임상도 승인을 받았다.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오는 7월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더나의 백신은 실험실에서 만든 유전 물질 메신저RNA(mRNA)를 포함하고 있다. 이 mRNA는 세포에 단백질 생성을 지시하는 유전자 코드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에서 발견됐다. 세포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함으로써 항체 반응을 유도한다.

●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 임상 전 단계

존슨 앤 존슨은 지난 1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존슨 앤 존슨 측은 오는 9월까지 1차 임상에 들어갈 것이며, 올 연말까지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지난 3월 발표했다. 회사 측은 백신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1년 4월 6억에서 9억 번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앤 존슨은 2019년 콩고 민주공화국에 공급했던 에볼라 백신 개발에 사용한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나온 유전 물질을 사람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 이노비오제약(Inovio Pharceutical) : INO-4800, 1단계 임상시험 중

이노비오는 지난 4월 6일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모더나에 이어 두 번째로 유력한 코로나19 백신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와 미주리주에서 40명의 건강한 성인들의 자원을 받아 임상실험을 할 예정인데, 올해 늦여름쯤 면역 반응 그리고 안전성과 관련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노비오는 합성 DNA에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나온 유전 물질을 투입해 백신을 만들었으며, 이 물질이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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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스포드대학교(Oxford University) : ChAdOx1 nCoV-19, 1단계 임상시험 중

옥스포드대학교의 연구진들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은 지난 4월 23일 1단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매트 핸콕(Matt Hancock) 영국 보건부 장관은 옥스포드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2천45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옥스포드대학교 연구진은 전 세계 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까지 1백만 번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옥스포드대학 연구진들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ChAdOx1 nCoV-19로 일종의 재조합 바이러스 벡터 백신(recombinant viral vector vaccine)이다. 존슨 앤 존슨처럼 옥스포드대학 연구진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나온 유전 물질을 변형된 다른 바이러스에 투입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 파이저(Pfizer) : BNT162, 임상시험 중

초대형 제약사 파이저는 독일의 제약사 바이오앤텍(BioNTech)과 함께 지난 5월 5일 미국에서 코로나19를 퇴치할 백신 시험에 착수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파이저는 올 연말까지 수백만 번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하길 희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수억 번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이저의 후보 백신은 모더나처럼 mRNA를 이용한다. mRNA는 세포에서 특정 물질 생성을 지시하는 유전자 코드로, 이 실험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만들도록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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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노피(Sanofi)와 GSK : 임상 전 단계

사노피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지난 4월 14일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올 하반기에 임상시험을 할 계획으로, 성공적일 경우 내년에 6억 번 투약할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백신 개발을 위해 사노피는 개발해 놓고 시장에 출시하지 않은 사스(SARS) 백신 후보 물질을 용도를 변경해 사용하고, GSK는 백신의 면역반응을 향상시킬 보조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 노바백스(Novavax) : NVX-CoV2373, 임상 전 단계

노바백스는 지난 4월 8일 백신 후보물질을 발견했으며, 5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해 오는 7월 1차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NVX-CoV2373이라고 불리는 후보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무력화하는 보조 기술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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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과 치료법>

●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 : 렘데시비르, 긴급 사용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1일 렘데시비르에 대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긴급 사용 승인을 했다. 미국 국립 알러지 및 감염병연구소(NIAID)는 렘데시비르를 복용한 코로나19 환자가 복용하지 않은 환자보다 빨리 회복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데도 효과가 있는지 등 몇 가지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등의 보건 당국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 왔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이달 말까지 10일 치료분 기준 14만 회 투약할 수 있는 렘데시비르를 생산하고, 올 연말까지 1백만 회 치료할 수 있는 렘데시비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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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주 등 :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droxychloroquine), 임상실험 중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자랑했던 수십 년 된 말라리아 치료제이다.

이 약물은 루푸스(lupus)와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치료 효과가 입증됐지만, 코로나19 치료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프랑스와 중국에서 코로나 환자에게 투여한 연구결과가 나와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현재 복제약으로 구할 수 있고, 프랑스의 제약사 사노피가 플라크닐이라는 이름으로도 생산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근육 약화나 부정맥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환자들의 심장 박동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나 FDA가 병원이나 임상시험 환경 이외에서는 사용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3월 24일 뉴욕대학교의 랭곤(Langon) 메디컬센터에서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실시된 10여 개의 실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뉴욕 보건당국이 알바니대학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에서 회복을 빠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지토마이신과 함께 사용할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저장 히순 제약(Zhejiang Hisun Pharmaceutical) : 파비피라비르, 중간단계 임상시험 중

파비피라비르(Favipiravir)는 후지필름 홀딩이 아비간(Avigan)이란 이름으로 시판한 독감약이다. 중국 연구진들은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했다. 파비피라비르의 임상 전 데이터는 독감과 에볼라의 치료와 관련된 것이다. 하지만 일본 연구진들에 따르면 파비피라비르는 RNA 바이러스를 상대로 광범위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리제네론과 사노피(Regeneron and Sanofi) : 케브자라(Kevzara), 임상실험 중

리제네론과 사노피는 지난 3월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케브라자를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약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케브라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폐에 염증을 유발하는 기전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달 케브라자가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는 효과가 있었지만, 증상이 덜 심한 코로나19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중단했다.

● 엘리 릴리(Eli Lilly): 바리시티닙(Baricitinib), 임상시험 중

엘리 릴리는 미국 국립 알러지 및 감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 바리시티닙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회사 측은 바리시티닙의 항염 효과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체네 반응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엘리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리제네론: 항체 치료(Antibody Treatment)

다른 제약사들이 백신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엘리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 리제네론은 인체의 면역세포처럼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방어 작용을 할 수 있는 이른바 항체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초 리제네론은 올해 여름 늦게나 가을에 이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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