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멸종위기 1급 '귀이빨대칭이'…세종에 서식 확인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20.05.16 14: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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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취재파일용 사진 리사이징
귀이빨대칭이는 가장 큰 민물조개다. 다 자라면 크기가 최대 30cm나 된다. 이름도 낯선 이 조개는 2005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됐다. 금강과 낙동강 수계에 살고 있는데 경남과 전북 등이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수심 2m 이내 진흙 속에서 유기물을 걸러 먹고 산다. 2012년 6월 가뭄이 심할 때 충남 논산 탑정 저수지와 예산 예당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고, 진흙 속에서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뭄 탓에 많은 개체가 안타깝게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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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 세종 신도심 지역에서도 귀이빨대칭이가 처음 발견됐다. 새로운 서식지가 확인된 거다. 희귀 조개가 사는 곳은 호수공원 옆 중앙공원2단계사업 예정 부지 내 수로다. 장남들판 환경지킴이 제보로 LH세종본부가 실태조사를 벌였다. 현장 조사는 상지대학교 이황구 박사팀이 맡았다. 이 교수팀은 지난달 9일 중앙수로 900m를 3개 구간으로 나눠 조사했고, 그중 한 구간에서 귀이빨대칭이 12마리를 발견했다. 살아 있는 조개 9마리와 죽은 개체 3마리다. 다 자란 성체들이다. 수심이 깊어서 발로 바닥을 훑으면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어린 조개를 포함, 발견되지 않은 더 많은 귀이빨대칭이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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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로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민물조개는 대칭이와 펄조개였다. 대칭이가 257마리로 가장 많았고, 펄조개도 201마리에 이른다. 대칭이와 펄조개는 희귀 민물조개가 아니다. 모양은 귀이빨대칭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황구 박사는 "수로 가장자리에서 펄조개와 대칭이가 발견됐고, 귀이빨대칭이는 수심이 깊은 중심부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귀이빨대칭이가 사는 곳의 진흙은 깊이가 30cm 이상 돼 서식 환경이 양호했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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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이빨대칭이가 살고 있는 곳 근처 중앙공원1단계 사업지에서는 지난 2013년 봄 '금개구리'가 발견됐다. 금개구리는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법정보호종이다. LH는 금개구리를 포획해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2단계 사업부지 논으로 옮겼다. 물을 공급하며 유기농 벼농사를 짓게 했고 금개구리의 새로운 서식지 보호를 위해 매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금개구리 보존을 위해 오랫동안 논란이 벌어졌지만 공생의 들로 남겨두기로 한 논은 21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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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이빨대칭이 유생의 숙주는 물고기다. 아가미나 지느러미에 붙어 한 달 정도 기생한 뒤 떨어져 나가 어린 조개로 성장한다고 한다. 물고기를 따라 서식지를 이동해 가는 것이다. 세종 호수공원과 중앙공원부지는 신도심 개발 전 연기군 장남평야였다. 바로 옆에 금강이 흐르고 있고, 금강물로 농사를 지었다. 귀이빨대칭이는 발견이 늦어졌을 뿐 아주 오래전부터 세종 들녘 수로 진흙 속에 살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공원 개발에 앞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시행자인 LH뿐 아니라 협의기관인 환경부도 멸종위기종1급 귀이빨대칭이의 서식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특히 금강환경청 환경영향평가담당 부서는 귀이빨대칭이 서식조사 결과를 LH로부터 보고 받고도 기관 내 멸종위기담당 부서에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수로는 당초 보존구역이라며 보호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공사를 착공하게 되면 토사 유출 차단막과 침사지, 오탁 방지막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식지 교란 저감 방안은 귀이빨대칭이 서식조사를 한 이황구 교수가 제안했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는 존중돼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도 잘 찾아 확인하고 함부로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생물은 사람과 같이 살아야 할 공존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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