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들면 우선 가볍다. 와이파이 모델 기준으로 467g에 불과한 무게는 화면 크기가 비슷한 애플 10.2인치 아이패드에 비해 26g 가볍다. S6보다 늘었다는 두께(7mm) 역시 크게 실감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다이어리 형태의 정품 커버를 쓰게 되면 생각보다 무거워진다. 자성으로 태블릿을 고정하는 커버는 뒤로 접을 경우 두 단계 각도의 스탠드로 활용되며 안에 S펜을 부착할 수 있다.
10.4인치 LCD 디스플레이는 확실히 처음엔 어색했다. 매일 쓰는 스마트폰에서조차 OLED의 화사하고 선명한 색감이 익숙한 시절에 태블릿 LCD 창은 예스럽지만 퇴행으로도 보인다. 카페 테이블 같은 곳에 세로로 가만히 올려둔 상태에선 밝기를 아무리 최대로 올려도 시야각이 죽어 화면이 잘 안 보인다. 제조사 입장에선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 보급형 카테고리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에 민감한 사용자가 아닌 이상 문서나 동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보고서 등 PDF 문서를 실행할 땐 'PDF에 쓰기' 기능을 선택해 메모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지만, 상당수 쓰기 금지가 걸린 문서에선 소용없었다. HWP(한글) 파일에 바로 쓸 수 없음은 물론이라 정부 자료를 많이 보는 기자로선 아쉬웠다. 차라리 필기 기능 강점을 살려 태블릿에서 구동되는 모든 앱 화면 위에 화면 캡처를 거치지 않고도 쓰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필기 과정에선 종종 S펜 버튼이 눌려 S펜 활용 모드인 '에어커맨드'가 활성화되는 성가신 일이 생기기도 한다. 버튼 반대편 평평한 면을 엄지손가락 쪽으로 돌려 쥐어 봐도, 어찌 된 일인지 펜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잦았다.
태블릿의 두뇌라 할 AP로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액시노스 9611'이 탑재됐다. 대부분의 동영상 시청이나 가벼운 게임 플레이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배틀그라운드같이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을 실행해보진 않았다. 왓챠플레이에서 고화질 영화를 스트리밍해보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탭 위아래로 낸 1.2W 스피커의 음질은 훌륭한 수준이었다. 음향을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돌비사의 돌비애트모스 기능을 적용했다지만, 이를 구현하는 콘텐츠에서 체감해보진 못 했다.
삼성이 직접 내세우진 않았지만 'S6 라이트'는 결국 보급형 태블릿이다. 가장 큰 경쟁력도 가격에 있다. 와이파이 모델 기준 45만 1천 원(64GB), 49만 5천 원(128GB)이라는 값은 분명 매력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판촉과 사전 예약을 거쳐 산 소비자는 30만 원대에 손에 쥔 경우도 많다. 원가 절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라이트에서 뺀 두 번 터치로 화면을 켜는 '노크온'과 'S펜 번역' 기능도 논란 끝에 업데이트로 적용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