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 출범이 17일(현지시간)로 연기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베니 간츠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 대표는 14일 공동성명을 내고 연립정부 출범식을 사흘 미룬다고 발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초 이날 저녁 내각의 새 장관 명단을 발표하고 밤에 연립정부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권 리쿠드당 내부에서 장관직 배분 문제가 불거졌다.
리쿠드당의 일부 관계자들은 자신이 제안받은 장관직에 만족하지 않고, 일부는 새 연립정부에서 배제된 데 불만을 나타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트자치 하네그비 지역협력장관은 이날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서 연립정부의 신임 투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 연립정부에서 역할을 제안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연립정부가 이달 21일까지 출범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은 총선을 또 치러야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2018년 12월 연립정부가 붕괴한 뒤 1년 5개월 동안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다.
작년 4월과 9월 각각 조기총선이 치러졌지만, 네타냐후 총리뿐 아니라 중도파 지도자 간츠 대표도 연정을 꾸리지 못했고 올해 3월 2일 총선이 다시 실시됐다.
새 연립정부에는 우파 리쿠드당과 샤스 등 유대주의 종교정당들, 중도 청백당, 중도 좌파 노동당 등이 참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가 18개월 동안 총리직을 먼저 맡고 군 참모총장을 지낸 간츠 대표가 내년 11월 총리직을 이어받기로 했다.
새 연립정부가 출범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5선 고지에 오른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 재임 기간이 14년 2개월이나 되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10년 넘게 집권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지만, 올해 3월 열릴 예정이었던 첫 재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달가량 연기됐다.
간츠 대표는 작년부터 부패 혐의를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와는 손잡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를 명분으로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한 중동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핵 문제 등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보다 정치·군사적 압박을 추구해왔다.
당장 팔레스타인이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는 요르단강 서안이 '뜨거운 감자'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연립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의회에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과 요르단계곡 등 일부 지역을 합병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