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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세력에 납치됐다 생환한 伊 여성 모국서 혐오범죄 직면

이슬람세력에 납치됐다 생환한 伊 여성 모국서 혐오범죄 직면
아프리카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에 납치·억류됐다가 18개월 만에 돌아온 이탈리아 구호활동가가 모국에서 '이슬람 혐오증'이라는 또 다른 시련과 맞닥뜨렸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10일 귀환한 실비아 로마노(24)가 억류 기간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을 빌미로 가해진 협박·모욕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로마노는 아프리카 케냐의 한 마을의 보육원에서 구호 활동을 하던 2018년 11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에 납치됐다.

이후 소말리아로 옮겨져 억류됐다가 9일 풀려났고 이튿날 이탈리아로 귀국했다.

로마노는 억류돼 있는 동안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이름도 이슬람식인 '아이샤'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언론은 당국자를 인용해 그가 '코란'(이슬람 경전)을 읽은 후 자발적 의지로 개종했으며, 납치 세력에 의한 학대는 없었다고 전했다.

로마노는 귀국길에도 머리까지 가리는 이슬람식 복장을 착용했다.

이는 가톨릭국가인 이탈리아 내 '이슬람 혐오 정서'를 자극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로마노를 겨냥한 협박·모욕성 메시지가 난무했다.

한 극우 정치인은 페이스북에 로마노의 사진과 함께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당국이 로마노 석방을 위해 알샤바브에 몸값을 지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며 맹목적 증오 감정을 부추겼다.

현지 언론은 정부가 로마노를 구조하고자 150만유로(약 20억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이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으나 알샤바브 대변인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몸값이 오간 사실을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극우 정당인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알샤바브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받은 돈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이슬람교 개종을 위한 문화적 전투에서 승리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로마노는 협박성 게시물이 쏟아지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그의 모친도 취재진에 "당신의 가족을 거기에 보내봐라. 그리고 개종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을지 한번 보자"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로마노에 대한 협박 수위가 높아지면 신변 보호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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