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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단서 들이밀며 "나도 경비원에게 맞았다"

지난해 진단서 들이밀며 "나도 경비원에게 맞았다"

경찰, 가해자 출국 금지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20.05.12 20:52 수정 2020.05.12 22: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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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경비원이 갑질 피해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을 출국 금지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남성은 자신도 맞았다며 경비원에게 진단서 사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아무 상관 없던 지난해에 발행된 엉뚱한 진단서였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폭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59살 최희석 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주민 A 씨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A 씨는 오히려 맞은 것은 자신이라며 수술비만 2천만 원이 넘고 장애인 등록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최 씨를 '머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故 최희석 씨가 가해자 지목 주민에 받은 메시지
최 씨에게 진단서 사진도 보냈는데 최 씨 때문에 다쳐서 발급받은 진단서가 아니라 지난해 교통사고로 발급받은 진단서였습니다.

[A 씨 : 제가 맞은 부분도 있고 경비실 앞에서 제가 떠밀쳐져서 목 디스크가 지금…그전에 교통사고로 조금 안 좋았었는데.]

주민이 직접 보기 전까지 피해를 호소하지도 못한 최 씨, 매일 쓰는 경비일지에는 친절 봉사를 다짐했습니다.

[故 최희석 씨 동료 (前 경비원) : (관리사무소에) 얘기해봤자 당신이나 나나 (계약직으로) 똑같다고 그런 식으로 얘기해버리더라니까.]

1년마다 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면 일자리를 이어갈 수 없는 경비원 신분.

최 씨는 맞아도, 모욕당해도 "딸하고 먹고살아야 해 못 그만둬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경목/법무법인 울림 변호사 :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에서 동료나 상사들의 괴롭힘을 막을 수 있는 규정은 있으나 고객으로부터의 갑질을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없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출국 금지하고 이번 주 안에 조사할 예정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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