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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성민규 단장 "마차도 타격은 기대대로…프로세스는 진행 중"

[취재파일] 성민규 단장 "마차도 타격은 기대대로…프로세스는 진행 중"
프로야구 시즌 초반 최대 화제는 지난해 최하위 롯데의 연승행진입니다. 원정에서 KT와 3연전을 모두 이긴 뒤 홈 개막 시리즈에선 SK를 격파하고 7년 만의 개막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에 올랐습니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9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타선이 폭발했습니다. 여기에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마운드는 단단했습니다. 롯데를 변화시킨 주역으로 꼽히는 성민규 단장을 만나 개막 5연승의 원동력을 들었습니다.

- 5연승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아주세요.
"시즌 개막전에서 나온 마차도 3점 홈런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저희가 겨울부터 준비를 잘하고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첫 경기에서 지면 침체될 수도 있었거든요. 자기 자신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을 수 있었는데. 마차도 선수가 거기서 홈런을 날려서 승리할 수 있었고, 그 승리가 연승에 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수비 전문 요원으로 데려온 마차도인데, 타격도 너무 좋습니다.
"사실 타격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성적 낼 거라 믿었어요. 마차도 선수가 직전 시즌에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에서 홈런 17개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리그는 공인구가 바뀌면서 홈런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마차도 선수가 잘한 건 유인구를 잘 골라내 출루율이 좋았습니다. 선수에게 물어보니 지난해부터 타석에서 눈을 떴다고 하더라고요. 빅터 마르티네즈에게 배우면서 눈을 뜬 거 같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풀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계약했습니다. 롯데에는 좋은 타자가 많습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1~5번을 이루고 있잖아요. 그 시너지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마차도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낮았었는데요.
"마차도 선수에 대한 기대치라고 말한 거 아닙니다. 수비 전문 외국인 유격수를 뽑는데 3할 20홈런을 기대하면 안 된다면 뜻이었어요. 정말 수비를 잘하면 타율 0.270에 홈런 8개도 만족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정도 수치면 팀이 이기는데 공헌하거든요. 마차도 선수가 WRC+ 100 정도만 찍어도 굉장히 만족하는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차도 선수 멋진 수비

- 팬 사이에서 농담으로 '매니 마차도'를 데려온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제 말씀드리자면 사실 마차도는 일찍 계약했지만, 발표를 늦게 했어요. 마차도 영입에 대해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됐거든요. 지금도 마차도의 계약 기사를 보면 댓글이 전부 악플 입니다. '뭐 이런 선수를 데려 왔냐', '수비 전문이냐'라고요. 그래서 샘슨 선수, 현역 메이저리거를 데려올 때 같이 발표했습니다. 어느 정도로 원성을 잠재우고자 그랬습니다."

- 마차도와 안치홍이 버티는 센터라인이 단단해진 모습입니다.
"마차도와 안치홍 선수가 합류하면서 전체적으로 수비가 강해진 건 사실입니다. 제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우리가 지금 5연승 달리지만 언젠가 방망이는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수비력이 강한 팀,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팀은 계산이 서기 때문에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염두를 두고 수비 보강에 집중했습니다."

- 단장님이 데려온 지성준 선수가 2군으로 가고, 정보근 선수가 주전 마스크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요.
"맞습니다. 현장의 의견은 시즌 초반은 수비가 우선시 되어야 하고, 투수가 던지기 편한 선수이기 때문에 정보근을 주전 포수로 택했다고 합니다. 시즌 초반에는 팀이 많이 이겨야 하는데, 투수력이 동반이 되어야 합니다. 경기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 결합돼서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거 같습니다."

- 시즌 초반 여러 팀이 불펜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는데, 롯데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저는 선수 또는 팀을 볼 때 가능성을 봅니다. 롯데를 맡고 분석을 하는데, 빠른 공 던지는 젊은 투수 많았습니다. 그러나 경험이 적고, 수비 뒷받침이 되지 않는 게 문제였습니다. 젊은 투수들이 경험을 쌓고, 수비가 뒷받침 된다면 어느 팀보다 중간 계투진이 강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고비는 올 겁니다. 그러나 수비가 충분히 받쳐준다면 내년, 내후년에는 어느 팀 못지않은 강한 불펜진을 꾸릴 거라 생각합니다."

프로야구 롯데, 2연승

- 취임 당시 과정을 중시한다는 말을 했는데, 현재 그 과정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몇 %라고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건 저 혼자 할 수 없는 겁니다. 구단이 FA 안치홍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도와줬고, 안치홍 선수가 오면서 그 포지션에 들어올 선수를 육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가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종 프로세스는 2024년입니다."

- 프로세스 기간을 너무 길게 잡은 거 같은데요.
"어떤 선수를 영입하니 '군대에 갈 선수 왜 영입 하나'라는 비판을 들었습니다. 저의 임기 때만 보고 야구를 한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았으면 책임감을 가져야지요.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지금도 프로세스는 진행 중이라는 말씀인데, 스토브리그 때 보여줬던 그런 트레이드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가요.
"트레이드는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떤 트레이드든 시도한 사람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저는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이기기 위해 시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5연승을 했지만, 5연패를 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방망이 맞지 않을 때 투수가 무너졌을 때 현장이 요청하면 준비하고 있던 걸 내줄 수 있게 하는 게 프런트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인지 스토브리그에 이어서 계속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화제가 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 운영해서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팀의 노력이 하나가 돼서 결실을 맺는 거라 생각합니다. 롯데가 잘하는 게 제가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임원들, 직원들, 선수들이 잘해서 성적이 나오는 거라고 팬들이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 야구장을 홀로 거닐고 있는 모습이 중계에 잡혔습니다. 어떤 느낌이었나요.
"굉장히 축복 받은거라 생각합니다. 무관중 개막으로 야구장에 입장할 수 없는데, 저는 직접 경기를 볼 수 있는 상활이잖아요. 감사히 여기면서 팬 여러분의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보고, 저기서도 보고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있는데요. 외야에서 보면 외야수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관중이 입장해도 계속 돌아다니면서 보고 싶습니다."

- 야구 잘하면 부산에서는 스타 대접을 받는다고 하는데. 식당에서 돈 받지 않겠다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궁급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부분 구장 내에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열기는 정말 체감하고 있습니다. 5연승으로 분위기가 좋지만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요.(웃음) 병원에 치료 받으러 갔는데 이름을 보시고, 응원한다고 그러면서 치료비를 안 받는다고 해서 카드로 긁고 사인하고 왔습니다.(웃음)"

- 이렇게 시작이 좋은데, 팬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울 거 같습니다.
"매 경기, 매 경기가 아쉽습니다. 수원 원정 3연전을 치르고 홈 개막전을 기다리면서 '이 관중석이 꽉 찼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팬들과 함께 못해서 너무 아쉽고, 이 시국이 빨리 끝나서 팬들이 들어오실 때가 기대됩니다. '몇 승을 하겠다', '몇 위를 하겠다'는 말씀은 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정에 충실하면 노력의 결과는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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