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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 국내 무대 출격…"상금은 기부"

[취재파일]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 국내 무대 출격…"상금은 기부"
LPGA 김세영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국내여자프로골프(KLPGA)가 오는 목요일(14일)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으로 재개됩니다. 이번 대회에는 박성현, 김세영, 이정은, 김효주 등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도 출전하는데,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나서는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LPGA 김세영

"코로나19 여파로 LPGA 투어가 중단된 상황이라 골퍼로서 빨리 시합을 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다행히 KLPGA 투어가 재개되고 오랜만에 이런 기회가 저한테 주어져서 국내 팬분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어요." 김세영이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7년 8월 보그너 MBN 여자오픈 이후 2년 9개월 만입니다. (김세영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했는데, 이 대회는 KLPGA 투어가 지역 파트너로 참여했던 LPGA 투어 대회였습니다.) '역대 최고' 30억 원의 총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우승 상금이 2억 2천만 원이고, 출전 선수 150명 전원에게 상금이 돌아가는데 김세영은 상금 전액을 코로나19 극복 성금으로 기부합니다.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기부 액수는 커집니다.

LPGA 김세영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여전히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시고, 의료진 등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거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내자는 마음으로 이번에 상금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더욱 저한테는 특별하고 뜻깊은 대회이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더 힘이 생길 것 같네요."

LPGA 김세영
LPGA 김세영

김세영은 지난 시즌 LPGA 투어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 우승 상금 150만 달러(18억 3천만 원)를 거머쥐는 등 지난해만 3승을 올렸습니다. 2015년 데뷔 첫해 3승을 시작으로 2016년 2승, 2017년과 2018년에 1승씩 기록했던 김세영은 2019년에 3승을 추가하면서 L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습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신지애(11승)에 이어 역대 4번째로 통산 10승을 달성했습니다. 올해도 1월에 출전한 두 대회 모두 '톱10'(공동 7위-단독 5위)에 들면서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투어가 중단되면서 좋은 흐름이 끊겼습니다. "감도 좋았고, 연습도 많이 했는데, 대회가 계속 취소되고 없어지고 하니까 많이 허탈하기도 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힘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투어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더라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죠."

LPGA 김세영

그래서 요즘 김세영 선수는 국내에서 샷 연습은 물론 체력 훈련도 충실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LPGA 투어가 7월에 재개되면 하반기 강행군이 불가피한 만큼 체력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겁니다. "어렸을 때는 워낙 그냥 에너지가 넘쳤기 때문에 1년에 30개 대회를 출전해도 체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아무래도 조금씩 더 힘들어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체력 훈련을 통해서 그걸 극복하려고 하고 있죠. 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퍼포먼스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받쳐줘야 성적도 원하는 만큼 일관되게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LPGA 김세영

김세영 선수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봤습니다. "원래 2020년 목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메이저 대회 포함해 5승을 하는 게 목표였어요. 그런데 올림픽은 내년으로 연기됐고, LPGA 투어도 이런 상황이 됐네요." 하지만 목표를 하향 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LPGA 투어가 7월에만 시작을 해도 문제없이 12월까지 계속 진행된다면 최대한 원래 잡았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전해야죠." "작년에 3승을 했잖아요. 항상 매년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잡는 게 저한테는 큰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에 올해 목표는 5승입니다. 가능하면 세계 랭킹 1위까지 하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LPGA 김세영
LPGA 김세영

김세영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별명, 바로 '빨간 바지의 마법사'죠. 대회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와 워낙 짜릿한 역전 우승 등 극적인 승부를 많이 연출해 생긴 별명입니다. 지난해 연말 김세영 선수와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빨간 바지를 입게 된 계기를 물어봤습니다. "제가 예전에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뭔가 저만의 트레이드마크를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게 빨간 바지죠. 지금까지 우승하면서 항상 빨간 바지가 극적인 순간을 함께했는데, 제게는 좋은 부적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아요." 빨간색을 택한 이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였습니다. "타이거 우즈가 빨간 티셔츠를 입고 항상 우승하니까. 그럼 나는 빨간 바지로." 그렇게 해서 입게 된 빨간 바지가 무려 100벌 넘게 있다면서 "사실 빨간색은 별로 안 좋아해요"라고 얘기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제가 빨간 바지 100벌이 있다고 했더니, 그게 알려진 뒤로 주변 분들이 너무 달라고 하셔서 지금은 한 20벌 정도밖에 안 남은 것 같아요. 올해도 빨간 바지와 함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면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발전해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김세영 선수가 보여줄 '빨간 바지의 마법' 기대해보겠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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