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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유대인 사회 "반민주적 시위에 이스라엘 국기 사용 말라"

브라질 유대인 사회 "반민주적 시위에 이스라엘 국기 사용 말라"
브라질의 유대인 사회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집회와 시위에서 이스라엘 국기가 사용되는 데 반발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유대인 단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이스라엘 국기가 상징물처럼 사용되고 있어 유대인 사회가 반민주적 의제를 지지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이스라엘 연맹(Conib)의 페르난두 로텐베르기 회장은 지난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반민주적 시위에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국기를 사용하는 사실에 유감"이라면서 "이는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유대인 사회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이스라엘 연구소의 다니에우 두에키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미지를 보수주의 또는 보우소나루 주의와 연계시키는 것은 물론 과거 브라질 군사정권 시절 고문에 희생된 유대인들에 대한 기억을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초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친정부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미국 성조기와 함께 이스라엘 국기가 등장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경직된 외교 노선을 우려하는 주변의 지적에도 집권 이후 친미-친이스라엘 입장을 고집하는 것도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브라질 내 좌파 성향의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나오는 시위대를 강하게 비판해 왔다.

유대인들이 주도하는 인권단체들은 "브라질의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시위에서 이스라엘 국기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며 시위대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와 차량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집회·시위에서도 어김없이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등장했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과 일부 대법관을 비난하면서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하는가 하면, '보우소나루와 함께 군부 개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사실상 군부 쿠데타를 촉구하는 행태를 보였다.

일부 시위대는 취재 기자들에게 심한 폭언과 함께 폭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반민주적이고 위헌적인 집회에 참석했다"며 강한 비난이 제기됐다.

일부 정치인은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민병대처럼 행동하며 무력을 사용해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도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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