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걸작으로 유명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
7일 미국 영화 매체 데드라인은 장준환 감독이 자신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 리메이크의 메가폰을 직접 잡는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유전'과 '미드소마'로 유명한 아리 애스터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다. 또한 '기생충'으로 주가를 높인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및 배급을 맡으며, 이미경 CJ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할 예정이다.
아리 애스터 감독은 자신의 SNS에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제작 소식을 전하며 "'지구를 지켜라'는 한국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영화 중 하나다. 장준환 감독의 상징적인 작품을 미국으로 가져와 오늘날 세계의 혼란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은 공식 성명에서 "'기생충'의 성공으로 배운 것은 전 세계의 관객이 큰 주제 안에서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작품으로 소통하고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장준환 감독 역시 이를 표출할 수 있는 감독으로, 현 상황과 맞닥뜨린 리메이크 화가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지구를 지켜라'는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인 강만식(백윤식 분)과 그에게서 지구를 지키려는 병구(신하균 분)의 사투를 그린 영화. 2003년 개봉해 7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으나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한 것을 두고 코미디 영화처럼 홍보한 마케팅의 실패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 작품은 영화 마니아에게 회자되며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기도 했다.
장준환 감독은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두 번째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로 재기했고, 2017년 '1987'로 700만 흥행에 성공했다. 장준환 감독이 자신의 데뷔작을 미국에서 리메이크하게 된 만큼 새롭게 탄생할 '지구를 지켜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