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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어린이 환자가 받은 큰 선물…이집트서 전세기로 한국행

남수단 어린이 환자가 받은 큰 선물…이집트서 전세기로 한국행
코로나19 사태로 이집트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130여 명이 오늘(5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르는데 특별한 외국인이 탑승자에 포함됐습니다.

아프리카 남수단의 4살 여자 어린이 글로리아 간디와 아버지 간디가 한국인들과 10시간이 넘는 여정을 함께 합니다.

글로리아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몸에 들어간 쇠붙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입니다.

글로리아는 지난해 8월 말 남수단 수도 주바의 집 앞에서 놀다가 동그란 쇠붙이를 삼켰습니다.

당시 글로리아의 아버지는 기침하는 딸에게 감기약을 먹였는데 1주 정도 지나도 낫지 않자 병원을 찾았습니다.

글로리아의 가슴 가까운 부위에서 엑스레이로 확인된 쇠붙이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컸습니다.

그러나 남수단에서는 내시경으로 쇠붙이를 꺼내는 기구를 찾기 힘들고 수술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지난해 9월 초 글로리아와 아버지는 남수단보다 의료 여건이 나은 수단으로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글로리아의 아버지는 노점상으로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단행 비행기를 타는 데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부녀는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글로리아의 옆구리를 절개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쇠붙이를 꺼내는 데 실패했고 남은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수단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이집트로 이동하면서 두 번째로 국경을 넘었습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는 글로리아의 친척들이 살고 있는 데다 이집트는 수단이나 남수단보다 의료 환경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카이로의 친척 집에서 지내던 부녀가 지난 1월 말 카이로 내 수단인들을 돕던 한 한국인 선교사를 우연히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이 선교사는 지난 2월 글로리아 부녀를 만나 카이로의 병원을 찾았는데 글로리아의 상태는 많이 나빠져 있었습니다.

심장과 폐 사이에서 확인된 쇠붙이가 부식하면서 염증이 생겼고 여러 장기가 손상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수술이 시급했지만 그 비용이 2만 5천 달러 정도 됐기 때문에 부녀가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딱한 사연을 접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항공료와 수술 비용, 한국 체류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글로리아의 아버지 간디는 현지시각 5일 전세기 탑승을 앞두고 카이로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으로 가게 돼 정말 행복하다"라며 "한국 정부와 글로리아의 수술을 도와주기로 한 병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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