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판박이' 산불, 피해는 1/33…뭐가 달랐나

김덕현 기자 dk@sbs.co.kr

작성 2020.05.02 20:31 수정 2020.05.03 01: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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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도 그랬지만, 이번 산불도 지나고 나니까 사전 대비가 참 중요하고 또 현장에서 이렇게 헌신하는 사람들이 고맙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특히 소방관들, 원래 대부분 각 시·도 소속이었는데 딱 한 달 전에, 4월 초에 중앙정부 소속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새 시스템을 활용해서 빠르게 전국에서 소방관들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또 날씨도 작년보다는 좀 나았습니다.

이번 화재 특징, 김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강원도 일대를 휩쓴 산불은 축구장 4천 개 규모인 2천800ha를 잿더미로 만들고 주민 2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1천500명이 넘는 이재민에 재산피해도 1천300억 원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두 산불은 비슷한 시기, 인근 지역에서 저녁에 발생했고 소형 태풍급의 강하고 건조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번졌다는 점이 흡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은 지난해 33분의 1 규모인 85ha를 태웠고 주택 등 6동이 탔지만,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집계됐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풍속입니다.

이번 산불 발화지점은 지난해 불이 난 곳에서 북서쪽으로 약 7km 떨어진 곳입니다.

초기 바람을 타고 불이 빠르게 번지는 상황은 비슷했지만,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30m에 이르렀던 지난해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새벽 이후 바람이 잦아들어 확산 속도가 늦어졌습니다.

[최재훈/고성소방서 : 강풍이 야간에는 강했지만, 아침에 잦아들면서 화재 진압을 쉽게 해준 점이….]

소방력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점도 큰 차이입니다.

지난해에는 고성 외에도 강릉·동해와 인제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나면서 소방력이 분산됐지만, 이번에는 헬기 39대 등 소방인력 5천여 명이 한 곳에 집중적인 진화를 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 화마가 휩쓸고 간 곳이 대형콘도와 연수원, 민가가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대부분 산림이어서 피해가 적었습니다.

산불 시작 지점 주변을 강과 저수지가 둘러싸고 있었던 것도 방어선을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 산림이 독립적인 구조로 하천을 따라서 싸여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방어선 구축이 굉장히 쉬웠죠. 도로에서 내려오는 불을 잡으면 되니까.]

또 불이 난 곳에 지난해와 달리 참나무 등 활엽수림이 상대적으로 많아 산불확산 속도가 느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강동철, 영상편집 : 김종우, CG : 서승현·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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