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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코로나의 봄, 사람들이 찾은 '의외의 장소'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어제(30일) 재미있는 내용 취재하셨던데 코로나19 100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에 한국인 이동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퇴근 후에 약속도 못 잡고 주말에 놀러 가지도 못하고 많이 참고 계셨죠.

실제로 차량 내비게이션 빅데이터를 통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차량 움직임을 분석해 보니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적으로 진행되면서 달라지는 모습들이 나타났습니다.

작년을 기준으로 시민들이 한 달에 평균 3억 6천만 건의 목적지를 검색한 차량 이동 정보가 쌓인 T맵 빅데이터를 통해서 특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기 시작한 3월을 중심으로 살펴봤더니 3월에 T맵의 인기 목적지 상위 10곳 중의 무려 4곳이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병원이었습니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은 목적지 탑3 3곳 중의 2곳이 병원입니다.

작년 3월에는 10위 안에서 전체 8위에 서울의 대형 병원 한 곳만 올라 있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야말로 병원에 가야 하는 것 같은 필수적인 이동,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외출 외에는 많은 분들이 그만큼 가고 싶어서 어딜 가는 거는 자제했다고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앵커>

근교 나들이나, 아니면 여행 수요가 뚝 끊긴 것도 내비게이션 자료에 나타나던가요?

<기자>

네. 사실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평소에 수위에 오르는 것은 주요 공항들이나 기차역 같은 곳들이거든요. 떠나는 사람을 태워다 주고 마중도 나가고, 또 본인이 장기주차를 하기도 하고요. 유동인구가 많은 곳들이죠.

그런데 지난달에는 국내 출장이나 나들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던 주요 기차역 3곳 서울역, 광명역, 수원역이 아예 순위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거의 부동의 1위를 지켰던 검색지가 사실 인천공항입니다. 작년 3월 같은 경우에는 전체 10위에서 무려 두 곳 1위와 7위가 인천공항이었거든요. 각각 1터미널, 2터미널이요.

그런데 인천공항 검색 건수가 코로나19 이후 무려 70% 가까이 줄어들면서 인천공항 1터미널이 5위로 내려앉았고 2터미널은 역시 10대 순위에서 아예 사라졌습니다.

국내나 근거리 해외 이동에 많이 이용하는 김포공항도 마찬가지입니다. 입국하는 사람들을 마중 나가기 위해 검색했던 경우 정도를 제외하고는 공항 자체를 이용하기 위한 검색은 극히 줄었다고 분석되는 결과입니다.

<앵커>

반면에 이 기간 의외로 떠오른 급부상한 행선지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작년에 상위 30위 안에 아예 없었던 야외 목적지가 한 곳 3월의 검색 순위 10위 안에 등장했습니다. 양평 두물머리가 6위에 오른 것입니다.

왜 하필 양평 두물머리일까, 비행기를 타고 제주 같은 유명 관광지까지 이동하기는 좀 부담스럽고 여러 사람과 섞여서 기차 같은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도 자제하려다 보니까, 결국 인구가 많은 서울 수도권에서 자기 차량 가지고 비교적 쉽게 가깝게 이동할 수 있는 탁 트인 야외 관광지, 밀폐된 실내 공간을 피할 수 있는 나들이 그런 데를 찾다가 선택한 곳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일단 이동 자체가 많이 줄었습니다. 목적지 검색량 자체가 3월에 작년보다 15% 줄었는데, 특히 주말 이용량은 20% 줄어서 여가를 위한 이동을 특히 자제하는 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이후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조금 완화했죠. 또 많이 지쳐있으시고요.

그랬더니 그 이후에 첫 주말인 지난 주말에 목적지 검색량이 단숨에 평년 봄철 나들이 성수기의 주말 수준을 한꺼번에 회복했습니다. 작년 4월의 마지막 주말이랑 거의 비슷해졌습니다.

그리고 목적지 검색 수위에서 병원들은 다 사라지고 수도권의 대형 쇼핑몰들이 줄줄이 돌아왔습니다.

특히 어느 정도 남들과 거리를 둘 수 있으면서 야외시설과도 결합된 복합쇼핑몰, 아웃렛 이런 곳들에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그동안 억눌려 온 오프라인 소비 급증할 거라는 기대들이 조금씩 나오는데, 실제로 그런 보상 소비, 이른바 '보복 소비'가 급증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약간 갖게 하는 대목입니다.

실제 유통량, 판매량은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고 지금도 분명히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기는 합니다. 다 같이 계속 조심을 해야죠.

다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확진자가 줄어들고, 날씨가 풀리면서 그동안 억눌려온 시민들의 활동이 V자로 폭증하려는 분위기는 확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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