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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왜 못 나왔나요"…이천 화재 피해자 가족 '망연자실'

"우리 애는 왜 못 나왔나요"…이천 화재 피해자 가족 '망연자실'
"우리 아이는 왜 화재 현장에서 못 빠져나왔나요.", "작업에 투입된 78명의 정확한 명단을 알려주세요. 명단에 없는 것 같고 연락이 안 돼요."

29일 화재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 이천시 모가면 A물류창고 화재 참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 이천시 재난대책본부가 마련한 '피해 가족 휴게실'.

삼삼오오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휴게실을 찾은 가족들은 물류창고 공사에 투입된 근로자들의 생사를 물은 뒤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하자 모두 망연자실했다.

이들은 연락이 끊긴 근로자와 본인들의 관계, 연락처 등을 적으며 연방 이천시 직원들에게 현장에서 일한 게 맞느냐며 묻고 또 물었다.

한 여성은 "오늘 공사장에 투입된 9개 업체 78명 명단에 오빠가 없다. 오후에 투입돼 없는 것이냐. 정확한 명단을 시에서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울먹였다.

중년 부부는 서로 껴안은 채 "우리 아들 어떡해"하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들은 같은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 화를 면한 동료 직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묻고 현장을 함께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모가실내체육관에는 피해자 가족 40∼50명이 찾았으며 신원 확인을 서둘러 달라며 권금섭 이천시 부시장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사망자들의 신원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등 이천지역 7개 병원으로 분산 안치됐는데 상당수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육안으로는 신원 파악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경찰이 사망자들의 지문을 채취해 신원 확인에 나섰으며, 유전자 검사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신원 확인이 늦어질 경우 늦은 밤까지 생사를 몰라 발을 구르는 피해 가족들의 아픔을 덜기 위해 시 차원의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엄태준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11개 반 30명으로 이뤄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의료 구호, 유가족 지원, 장례 대책, 외국인 근로자 지원 등 사고수습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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