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갈 데가 없다…뉴욕 지하철 노숙자 피난처"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뉴욕시의 지하철이 노숙자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현지 지역 언론이 전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발간되는 타블로이드 일간지인 '데일리뉴스'는 코로나19 사태 속 뉴욕 지하철 상황을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데일리뉴스가 올린 영상과 사진에는 지하철 객차 곳곳에서 노숙자들이 좌석에 누워 자는 모습이 등장했습니다.

일부는 이불을 덮고 있었고, 아예 지하철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있었습니다.

한 사진에는 짐을 가득 실은 카트로 지하철 통로를 가로막은 채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이 좌석에 앉아서 자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데일리뉴스는 27일 오후 브루클린에 있는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마지막 역인 프랫부시 애비뉴 역의 지하철 객차에서는 수십 명의 노숙자들이 목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파로마 마르티네스(43)는 '데일리뉴스'에 "지하철이 더럽고 노숙자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래도 (지하철을 타고)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노숙자들 가운데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안전한 거처를 찾지 못해 지하철에서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50대의 한 노숙자는 "지하철에 있다가 쫓겨나면 다시 돌아온다. 여기는 지옥 같다"면서도 "노숙자 보호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옥이다. 달리 갈 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노숙자 권익보호 인사들은 미 뉴욕타임스(NYT)에 노숙자 보호시설에도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노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숙사 형태의 보호시설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관련 기사와 지하철 노숙자 사진이 실린 데일리뉴스 신문을 집어 들고 "지하철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역겹다. 그것은 지하철을 탈 필요가 있는 필수 근로자들에게 무례한 것"이라면서 "그들(필수근로자)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고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간호사와 음식 배달원 등을 거론하면서 "대중교통은 그들(필수근로자)을 위해 필수적"이라면서 "대중교통은 안전해야 하고 (깨끗이) 소독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쿠오모 주지사는 "지하철을 탄 노숙자들에게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지하철이 노숙자로 가득 차고, 위생적이지 못한 관리 실태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사이에 335명을 기록했습니다.

(사진=데일리뉴스 트위터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