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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의 또 다른 피해 '가정폭력'…이혼도 급증

[취재파일] 코로나19의 또 다른 피해 '가정폭력'…이혼도 급증

격리 조치로 집에서 함께 생활…가정 내 음주도 원인

김지성 기자

작성 2020.04.29 09:30 수정 2020.04.29 15: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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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의 또 다른 피해 가정폭력…이혼도 급증
남아메리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프로비덴시아 지역.

산티아고 내 부촌으로 꼽히는 이 지역의 자치단체장인 에벨린 마테이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격리 조치 이후 가정폭력 신고가 5배나 폭증했다"고 밝혔습니다. 격리 이전 20일과 격리 이후 20일간의 가정폭력 신고 건수를 비교했더니 500%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격리 조치로 집안에서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불안과 우울, 가정 내 음주가 심해진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칠레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 런던 경찰 "가정폭력 4천여 명 체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외출 제한과 격리 등의 강제조치를 단행하면서 가정폭력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월 24일 영국 런던경찰청은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3월 말 이후 가정폭력 혐의로 4천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런던경찰청은 "가정폭력 피해자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나도 된다"며 "이 경우 코로나19 제한을 위반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지난달 40세 여성과 7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동거남의 소행으로 밝혀졌는데, 이 남성은 다툼 끝에 이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격리 조치가 시행된 후 20일 동안 18명의 여성이 배우자나 전 배우자에게 살해됐습니다.

미국에선 외출 제한령 발효 이후 가정폭력이 최대 24%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스페인에서도 외출 제한령 초기 첫 2주 동안 가정폭력 전화 신고는 12.4%, 온라인 상담 건수는 27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중국, 봉쇄 풀자 이혼 신청 쇄도

중국에선 봉쇄 조치가 풀린 뒤 이혼 신청이 크게 늘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산시성 시안, 광저우성 선전 등 대도시에서 지난 3월 관공서가 다시 문을 열자 이혼 신청이 쇄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달 치 이혼 업무 예약이 이미 다 찼다는 것입니다.

중국 항저우의 한 심리상담사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후 이혼 상담이 크게 늘었다"면서 "부부가 수개월 동안 집에 함께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갈등과 스트레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코로나19 상황

이혼 사유로는 "배우자가 마작을 너무 많이 한다", "쇼핑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마스크를 친구에게 함부로 나눠줬다" 등과 같이 사소한 갈등이 발단이 된 게 많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습니다.

● "아이들도 가정폭력에 노출"

유니세프는 '코로나19 유행 기간의 아동 보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돌봄시설이나 학교가 폐쇄되고, 부모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아동 학대·가정 폭력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정폭력 우려를 상기시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휴일인 4월 13일 온라인 생중계 방식의 훈화를 통해 "가정에서 아이들과 노인들을 돌보는 수많은 여성이 있다"며 "그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폭력의 희생자가 될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외출 제한령 기간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을 보호·지원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 많은 아이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모든 계층의 지도자와 가족들이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가정폭력의 목격자이자 피해자일 수 있는 아이들이 휴교 때문에 조기에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닫혔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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