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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해협, '아무도 안 사는' 기름 실은 유조선 가득

싱가포르 해협, '아무도 안 사는' 기름 실은 유조선 가득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타격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싱가포르 해협이 기름을 가득 실은 유조선들로 붐비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습니다.

28일 통신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 해협에는 휘발유나 항공유, 경유 등을 실은 약 60척의 유조선이 닻을 내린 상태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 원자재 분석 및 연구 책임자인 라훌 카푸어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협에는 평소 이런 유조선 30~40척이 정박하고 있습니다.

정박 중인 유조선의 일부는 육지의 저장 탱크가 가득 차 있는 바람에 해상 저장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른 선박들은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 어디든 그 기름을 구매할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육지 저장고에 기름이 가득 찬 현상은 아시아 전역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지난주 정유회사들이 남아도는 석유를 담아둘 공간을 찾으려 애쓰면서 저장 탱크의 95%가량이 가득 찼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4월 중순 연료 비축량이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조선을 활용하는 것이 차선책이 됐습니다.

원유시장 분석업체인 보텍사에 따르면 아시아에서는 부유식 원유 저장이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원유 자료제공 업체인 케이플러는 싱가포르 해협뿐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해협까지 고려할 때 선박에 저장된 나프타, 휘발유, 항공유, 경유의 양이 23일 현재 664만 배럴로 이전 달과 비교해 45%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을 수송하는 선박은 물론 원유나 중유를 수송하는 선박들도 화물 운임이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원유 제품을 배에 싣는 화주들은 고객의 구매를 기다리거나 또는 선박의 연료를 줄이기 위해 석유를 실은 선박의 속도를 일부러 늦춰 항해 시간을 늘리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컨설팅 그룹 FGE의 아시아 석유 부문 책임자인 스리 파라바이카라수는 통신에 "주요 석유 수출국들은 남아도는 석유를 사줄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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