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5월 극장가, 왜 CJ와 롯데의 영화는 없나?

[취재파일] 5월 극장가, 왜 CJ와 롯데의 영화는 없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하 참고)
관련 이미지
한국 영화 배급사들과 외화 수입사들은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영화를 개봉하더라도 줄어든 관객 수 때문에 흥행 실패가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결국 지난 3, 4월 많은 배급사들이 영화 개봉 일정을 줄줄이 연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에서도 개봉을 결정한 용기(?) 있는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영화 '주디'가 개봉한 3월25일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137명(신규 100명)이었다.
한국 영화 '서치 아웃'을 제외하곤 대부분 중소 외국 영화들입니다. 한국 대작이나 할리우드 작품이 없을 때를 노린 경우도 있고 IP TV 등 부가판권 시장에 들어가기 전 '극장 개봉작'이라는 타이틀을 달기 위해 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영화 수입사 입장에선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2월 29일 대구 31번 확진자가 나온 직후 개봉한 영화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말 박스오피스 5위 이내 기준)
3, 4월 개봉한 주요 영화(주말 박스오피스 5위 내)
그런데, 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또 한 가지 요인은 극장 체인들의 강력한 개봉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개봉작들이 사라지면서 극장에 내걸 작품들이 줄자 극장 체인들은 중소 영화 수입사들에 SOS를 요청했습니다. "갖고 있는 작품을 개봉해달라, 많은 스크린을 배정해주겠다.." 하루 3~4만 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으며 극장가에 작은 숨통이라도 틔워준 이들이 바로 수입 영화사들인 셈입니다.

다행히 최근 국내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극장가에도 조금씩 활력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주말(25~26일) 관객 수는 9만2600여 명으로 전주(18, 19일) 9만2,300여 명보다 조금 나아졌습니다. 5월1일부터는 긴 연휴가 시작됩니다. 국내 최대 극장 체인 CGV는 지난달 28일부터 문을 닫았던 36개 직영 극장을 내일(29일) 다시 오픈합니다. 메가박스도 일시 중단했던 일부 극장의 영업을 5월 1일 자로 재개합니다. 롯데시네마도 4월 30일 대구 지역 6개 극장의 영업 재개를 확정했습니다.

영화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지면 관객들은 분명히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5월 극장가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29일 한국 공포 영화 '호텔 레이크'와 미국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VOD 동시 공개), 그리고 '기생충' 흑백판이 개봉합니다. 30일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린 영화 ' 저 산 너머'도 관객들을 만납니다. 5월 6일 여자 중학교 축구부의 실화를 그린 '슈팅걸스'도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 21일 개봉을 확정한 '침입자'(에이스메이크무비웍스 배급)
국내 메이저 배급사 가운데선 '침입자'(에이스메이커 배급)가 5월 21일 개봉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작품들이 부족합니다. 극장업과 영화배급업을 함께 하는 CJ와 롯데 두 그룹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자신들의 배급 영화로 관객들을 끌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중소 배급사 대표는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CGV와 롯데시네마 입장에선 5월은 아직 불안하니 다른 회사 영화들을 걸어서 상황을 살펴보고, 6월 이후 자기들 영화를 개봉하자는 전략인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극장 CGV과 배급사 CJ ENM의 경우 각자의 영역에서 제대로 판단한다면 이런 추측은 오해일 수 있습니다. CJ ENM 측은 "영화 개봉은 CGV뿐 아니라 다른 극장 체인에서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꼭 CGV와의 관계를 생각해 개봉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기 전인 올 초, CJ ENM는 2분기(4~6월) 개봉 예정작으로 영화 '담보'(가제)와 '컬렉터'(가제), '서복' 등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담보(강대규 감독/성동일 하지원 주연)는 어린 여자아이를 떠맡게 된 채권 추심업자의 이야기, 컬렉터(박정배 감독/이제훈 조우진 주연)는 서울 도심 도굴꾼들의 범죄 오락물, 서복(이용주 감독/공유 박보검 주연)은 한국 최초의 복제인간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CJ ENM은 도굴의 6월 개봉을 발표한 상태입니다. 서복은 하반기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화 '정상회담'과 함께 기획된 웹툰 '정상회담:스틸레인3'
롯데컬쳐웍스는 원래 2분기 '정상회담'과 '얼론'을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일단 모두 6월 이후로 연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양우석 감독/곽도원 유연석 주연)은 남북미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다는 내용을, 얼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도시에 고립된 게이머의 생존기를 다룬다고 합니다.

두 대기업 배급사들도 고민이 많을 겁니다. 티저 공개-예고편 공개-제작발표회-인터뷰-시사회-무대인사 등 3~4주간의 마케팅 시간을 고려할 때 이미 5월 개봉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을 연기하는 작품들이 많을수록 6월 이후엔 개봉 일정 충돌이 불가피합니다.
여름 개봉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반도'. 이미 예고편 공개 등 마케팅 일정이 시작됐다.
당장 3월 개봉 예정이던 '결백'(살인 용의자로 몰린 어머니의 결백을 밝히는 변호사/이하 배급사 시네그루, 소니픽쳐스), '콜'(서로 다른 시간대의 인물이 전화로 연결/NEW)이 상반기 개봉을 준비 중입니다. 올여름 기대작인 '반도'(위 사진/NEW)와 '영웅'(안중근 의사 뮤지컬 영화/CJ ENM)도 개봉 준비는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다시 극장을 찾을 우리 영화 팬들에게 영화계는 어떤 작품들을 선보일까요? 특히 극장 운영과 영화 배급 사업을 함께 하는 두 대기업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