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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은 왜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킬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나

미국 CNN 방송의 보도로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이 확산된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 식물인간이다 중국 의료진이 건너갔다"는 위중설에서부터 "심혈관 시술이나 다른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나 큰일은 아닐 것"이라는 경증설, "김 위원장이 원산에 잘 머물고 있고 북한내 특이동향은 없다"는 정부의 발표까지 스펙트럼이 참 다양합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살아있으며 건강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4월 13일 이후 원산에 머물고 있으며, 아무런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건강이상일 가능성은 0.0001% 이하일 것"이라며 "나름 여러 출처를 종합해서 내린 판단"이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북한 내 특이동향은 없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가 이렇게 강하게 건강 이상설을 부인하고 있는 것은 위성과 도감청, 휴민트 등 각종 정보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 정보를 종합해볼 때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으며 건강 이상을 의심할만한 특이한 동향이 없다고 정부는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에 접하는 주체가 정부인만큼, 정부의 말에 무게를 두는 것은 당연합니다.
김정은 위중설 -미국 CNN 보도
● 북한은 왜 김정은 위원장 얼굴을 공개하지 않나

하지만, 여기서 가장 상식적인 수준의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김 위원장의 얼굴을 보여줌으로써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북한은 왜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인가? CNN 보도가 나온 것이 지난 21일인 만큼 벌써 1주일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북한이 대응하려 했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외부세계에서 헛소리들을 해대니 어디까지 가나 보자라며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든가, 드라마틱하게 등장할 시점을 고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건강 이상설이 길어지면 이런 소문들이 북중 국경 등을 통해 북한 내로 전파되게 됩니다. 최고지도자가 죽었다거나 중병이라거나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소문들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퍼지게 되면, 김 위원장의 통치에 도움이 될까요? 건강 이상설 속에 잠적이 길어지게 되면 아무리 나중에 건강해 보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해도 건강 이상에 대한 의구심은 남게 되고 최고지도자의 절대성을 기반으로 하는 1인 독재에는 해가 됩니다. 건강 이상설의 지속은 김정은 정권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 끊임없이 의심하고 살펴봐야

김정은 위원장이 물론 내일이나 모레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건강 이상설 논란은 사그러들겠지요. 하지만, 그전까지는 북한 정권이 왜 '가장 확실하고도 간단한 대응'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살펴봐야 합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확실하다고 해도 만일의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없는지, 김 위원장이 건강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이상설을 그냥 놔두고 있는 것이라면 무슨 의도에서 그러는 것인지 세심한 관찰과 분석이 이뤄져야 합니다. "특이동향이 없다"는 말로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모든 상황이 100% 정리되기 전까지는 보다 조심스러운 자세로 북한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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