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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퇴진 운동 불붙나…'좌파 대부' 룰라도 참여 촉구

브라질 대통령 퇴진 운동 불붙나…'좌파 대부' 룰라도 참여 촉구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좌파진영의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 운동에 대한 참여를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브라질 북동부 지역 라디오 방송인 '포부 두 세아라' 인터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퇴진 운동이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는 평시에도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며 현재와 같은 위기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면서 "우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퇴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좌파 노동자당(PT)은 지난 21일 상파울루시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어 의회를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

회의에는 룰라 전 대통령과 글레이지 호프만 당 대표, 2018년 대선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나 퇴진 운동에 부정적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갈등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만 대표는 "보우소나루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책을 조율할 능력도 없고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제 회생을 위한 계획도 없다"며 보우소나루 퇴진 운동에 나서는 배경을 설명했다.

노동자당을 제외한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들은 이미 '보우소나루 퇴진'을 행동지침으로 결정하고 "보우소나루를 쫓아내는 것이 코로나19 대응의 기본"이라는 내용의 성명까지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중도좌파 민주노동당(PDT)의 2018년 대선후보였던 시루 고미스와 카를루스 루피 당 대표는 전날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두 사람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 19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 참석해 반민주적인 연설을 했다는 사실을 들어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은 의회·대법원 폐쇄,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 좌파 탄압에 이용된 보안법 부활, 군부의 정치 개입 등을 촉구했으며, 이는 사실상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지금까지 마이아 의장에게 제출된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 요구서는 24건에 달한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그러나 여론이 보우소나루 탄핵을 지지할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일 1천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59%가 보우소나루 사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찬성은 37%였고, 4%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보우소나루가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4%로 나타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나 사임을 촉구하거나 탄핵을 추진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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