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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뮤지컬 배우, CCTV에 잡힌 그림자 덕에 무죄 확정

뮤지컬 배우 강은일 씨가 CCTV에 잡힌 그림자 덕분에 강제추행 혐의를 벗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씨는 2018년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식사를 하다가 여성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강 씨와 A씨는 이날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습니다.

A씨는 강 씨가 음식점 내 여자화장실 칸에 따라 들어와 추행했고, 화장실 밖으로 나가려는 강 씨를 붙잡아 화장실 안 세면대 앞에서 다투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강 씨의 진술은 정반대였습니다.

강 씨는 남자화장실 칸에서 용변을 본 뒤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A씨와 마주쳤는데, A씨가 입을 맞춘 뒤 여자화장실 칸으로 밀어 넣고 "내가 만만하냐"는 취지로 화를 냈다고 항변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추행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해 온 점, 추행 직후 지인들과 나눈 메시지 내용 등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습니다.

화장실 쪽을 향해 설치된 CCTV에는 여자화장실 칸을 출입하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영상에 녹화된 그림자 모습이 강 씨의 진술과 조금 더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는 여자화장실 칸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세면대 앞에서 강 씨를 처음 마주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로부터 1분 45초 후 강 씨가 화장실 밖으로 나오려다 피해자에게 뒷덜미를 잡혀 화장실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강 씨가 여자화장실 칸으로 들어가는 피해자를 따라 들어가서 추행했다'는 피해자의 진술보다 '세면대 앞에서 입맞춤과 피해자의 항의가 이루어졌다'는 강 씨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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