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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할 곳 없다" 유가, 사상 첫 마이너스…전망 불투명

<앵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원유 수요가 급격히 줄다 보니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원유를 가져만 가주면 되레 돈을 준다는 뜻인데, 팔리지 않는 원유를 저장할 곳조차 없다 보니 벌어진 일입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세계 주요 항만에는 기약 없이 떠 있는 유조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지에 빈 저장탱크가 없다 보니 원유를 실은 채 마냥 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런 물량만 1억 6천만 배럴로, 한 달 새 30% 가까이 늘었습니다. 급격한 원유 소비 감소로 세계의 원유 저장 능력이 한계를 드러낸 것입니다.

[짐 버크하드/IHS마킷 석유 시장 책임자 : 원유 공급량이 너무 많고 저장하기에 충분한 장소가 없습니다. 판매자는 원유를 팔기 위해 구매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번 마이너스 유가 사태는 원유를 저장할 방법이 없는 구매자들이 만기가 임박한 5월 인도분 물량을 앞다퉈 투매하고 나서면서 벌어졌습니다.

선물 거래의 특성 때문에 나타난 단기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당장 중남미 원유 수출국들의 통화가치가 추락하는 등 유가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지난 12일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지만, 수요 감소량이 하루 3천만 배럴이라 공급 과잉 해소엔 역부족입니다.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도 저유가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광우/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항공사나 정유사 같은 경우에는 수요 자체가 부진하기 때문에 이러한 원가 절감의 혜택을 크게 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고요. 택배나 물류 쪽에는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코로나19 쇼크로부터 세계 경제가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에 유가의 향방이 달렸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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