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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가에 무늬만 슈퍼 7곳…'담배 판매권'이 뭐길래

<앵커>

서울의 한 신축 아파트 상가에 수상한 슈퍼마켓이 7곳이나 생겨났습니다.

물건을 제대로 팔고 있지도 않았는데 주인들은 왜 이런 가게를 열었는지, 김상민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준공한 서울의 한 아파트 상가 1층.

슈퍼마켓 간판을 달았지만, 정작 물건은 듬성듬성 놓여 있고 파는 사람도 없습니다.

상가 뒤편입니다. 불이 꺼진 가게 안에는 이렇게 매대 위에 라면과 과자들만 일부 진열돼 있는데요, 언뜻 봐도 영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 보겠습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슈퍼가 나오는데, 일부 식품만 진열돼 있고 이렇게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이렇게 간판만 달고 장사를 안 하는 이른바 '유령 슈퍼'가 이 상가에만 7곳.

모두 지자체로부터 담배 판매권을 따내기 위해 꼼수로 개업한 가게들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 슈퍼로 확정된 게 정확히 없다고 보셔야 해요. 담배권이 나오는 계약이 돼야 하니까….]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으면서 담배 판매권을 따내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판매점 간 100미터 거리 제한 규정이 있어 신청자가 몰리면 추첨해야 하는데, 점포를 갖춰야 신청할 수 있다 보니 구색 맞추기 용 유령 슈퍼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경기 시흥에서는 담배 판매권을 노리고 도로에 횡단보도를 그린 사람들이 입건된 일도 있습니다.

새로 낸 편의점이 기존 편의점과 직선거리로 40여 미터 떨어져 있어 담배 판매권을 얻을 수 없자, 횡단보도가 생기면 점포 간 거리가 늘어나는 규정을 노린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 : 횡단보도가 있으면 가능하고, 없으면 거리가 짧아서 안 되고. 결론은 담배 소매인 지정을 받으려는 거죠.]

담배 판매권을 둘러싼 이런 꼼수가 이어지면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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