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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전쟁터"…남아공 흑인 밀집지구, 봉쇄령에 식량 위기

"여긴 전쟁터"…남아공 흑인 밀집지구, 봉쇄령에 식량 위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처 흑인 밀집지구인 미첼스 플레인 타운십에서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하는 조아니 프레데릭스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 "대통령님, 우린 식량 위기 한가운데 있습니다. 여긴 전쟁터입니다."라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프레데릭스는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5주간의 봉쇄령 때문에 "사람들이 가게에 침입하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한다. 단순한 이유는 배고프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35일간의 봉쇄령이 4주 차에 들어가면서 가난한 지역사회는 식량 부족에 직면했습니다.

날품팔이 등 비공식 부문 근로자들의 수입이 거의 끊겼기 때문입니다.

군경을 동원해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봉쇄령은 그러잖아도 현금에 쪼들린 시민들을 더 쪼들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프레데릭스는 처음에 어린이, 장애인, 연금수령자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음식을 나눠줬지만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에서 배급하는 식량 꾸러미를 놓고 이미 몇 건의 폭력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4일 미첼스 플레인에서도 식량 꾸러미가 제대로 배달되지 않자 수백 명의 성난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 돌을 던지고 불타는 타이어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해산을 시도했습니다.

사회 평론가들은 이 같은 폭력적 양상이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웨스턴케이프대학의 식량안보우수센터의 줄리안 메이 국장은 "우리 중 많은 이는 집에서 살이 찌지만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이는 남아공의 불평등에 대해 잘 웅변해주는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음식 꾸러미를 받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받았다고 하면 사람들은 반응하기 시작한다. 빈곤지역 사람들에게 음식 배급을 보다 신속히 하지 않으면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에 속합니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5천700만의 남아공에서 전체 기구 중 20%는 음식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사진=남아공 현지매체 '뉴스24'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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