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북한, 실전 배치 순항미사일 발사…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 겨냥

2017년 6월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북한의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2017년 6월, 무한궤도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 북한 순항미사일의 모습

군 당국은 북한이 오늘(14일) 3년여 만에 지대함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김일성 주석 생일(4·15)을 앞둔 군사훈련 일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앞두고 일종의 '저강도 무력시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북한의 관련 동향을 정밀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오늘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동해 북동 방향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습니다.

군은 북한이 지상에서 발사해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 발사와 함께 Su-25로 추정되는 수호이 전투기에서 공대지 로켓까지 쏜 것으로 드러나 표면상 지상과 공중전력의 합동타격훈련 성격이 짙어 보입니다.

군 관계자는 "합동타격훈련 성격보다는 보통 3월 말에 종료되는 동계훈련 중 부족한 훈련을 더 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과 전문가들은 김일성 생일(태양절, 4·15)과 관련한 군사훈련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군 관계자는 "과거 4월 15일 전후로 미사일 발사 등의 군사 활동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공개했고, 같은 해 6월 8일 시험 발사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오늘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2017년 6월 8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쏘았던 지대함 순항미사일과 같은 기종으로 군 당국은 평가합니다.

당시 이 미사일은 최고 고도 약 2㎞로, 200㎞를 날아갔습니다.

이번에는 150㎞ 이상을 비행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북한은 2017년 발사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한 신형 지상대해상(지대함) 순항로켓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첫 시험 발사 후 3년여 만에 쏜 것입니다.

북한은 고속함 발사형 순항미사일도 2015년 6월 발사 장면을 공개했는데 이것도 실전 배치된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순항미사일은 고도가 2㎞가량으로 낮아 레이더로 포착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2017년 6월 8일 발사 때처럼 공중에서 1∼2차례 선회비행을 하는 특성이 있어 목표물 명중률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발사한 북한 순항미사일은 동해 상공에서 2차례 선회비행을 한 다음 해상에 떠 있던 목표물을 명중시킨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순항미사일이 공중에서 두 차례 선회비행했다는 것은 비행 경로상에 2개의 '웨이 포인트'(way point·중간지점) 좌표를 미리 탄두부에 설정해 놓고 발사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좌표로 입력한 중간 지점에서 선회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내륙으로 쏠 경우 야산 뒤편, 해상으로 쏠 때는 섬 뒤편에 있는 목표물을 찾아가서 각각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지상·함정 발사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 것은 '북한판 접근 거부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유사시 한반도로 증원되는 미국 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 해상전력의 접근을 최대한 저지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이런 북한의 전략은 중국의 '반접근 지역거부'(A2/AD) 전략을 모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A2는 일본 오키나와 등 미국의 전진기지나 항모강습단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미군 전력이 서태평양 해상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연시키는 전략입니다.

AD는 타이완 해협이나 동·남중국해 등 중국의 연안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미군이나 연합군의 '행동의 자유'를 차단해 개입을 거부한다는 개념입니다.

최대 사거리 200㎞인 북한의 지대함 순항미사일이 황해도와 평안도, 강원도 지역에 작전 배치되면 서해 태안반도 인근에서 작전하는 한국 함정과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서 초계활동을 펼치는 해군 함정에 상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개발한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러시아가 개발한 대함미사일 Kh-35(우란)과 동체가 동일한 형상입니다.

이 미사일은 '금성-3호'로도 불립니다.

미국제 하푼 대함미사일과 유사해 '하푼스키'로 불리는 Kh-35는 길이 3.85m, 무게 480㎏(탄두 중량 145㎏), 직경 42㎝, 속도는 마하 0.8입니다.

북한 순항미사일도 Kh-35와 형상이 같아 제원도 거의 같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 순항미사일은 동체 중간 부분에 4개짜리 주날개를, 후미에도 4개짜리 꼬리 날개를 각각 달았습니다.

비행 안정성을 위해 부스터 부분에도 4개짜리 그리드 핀을 부착했습니다.

그리드 핀은 접혀 있다가 발사관에서 튕겨 나올 때 펴지는 방식입니다.

부스터 화염 모양을 보면 북한의 1세대 순항미사일인 KN-01과 함대함 미사일과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4개의 발사관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북한 순항미사일은 중량이 500㎏을 넘지 않고, 사거리도 300㎞ 이하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규정이나 유엔의 대북 결의에 저촉되지 않아 제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MTCR은 무게 500㎏ 이상의 탑재체를 300㎞ 이상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우주발사체, 관측 로켓 등 로켓 시스템과 순항미사일, 표적기, 무인정찰기 등 무인비행체 시스템의 국제 이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