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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복지장관, 코로나19 확산 전 트럼프에 두 차례 경고"

"미국 복지장관, 코로나19 확산 전 트럼프에 두 차례 경고"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전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직접 경고를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사안을 잘 아는 전·현직 당국자를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종합해 앨릭스 에이자 복지장관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한창 기승을 부리던 올해 1월 18일과 30일 두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위험성을 알렸다고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에이자 장관은 1월 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으로부터 중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보고받고 이를 백악관에 알렸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자 같은 달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코로나19의 잠재적 위험성을 설명하는 에이자 장관의 전화를 받았지만, 곧 지나갈 문제라고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약 2주 뒤인 1월 30일 에이자 장관은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에어포스원을 타고 중서부 지역 유세를 다니던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자 장관이 불필요한 걱정을 한다고 여겼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다음날인 1월 3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 입국을 금지했으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3월 13일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또한 앞서 보도가 나왔듯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1월 29일 코로나19와 관련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경고를 제기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1월 초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하는 정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 등이 이메일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어 보건복지부 로버트 캐들렉 차관보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을 소집한 게 2월 21일이고 이때 이미 휴교와 사업장 폐쇄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백악관의 파벌싸움과 내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코로나19를 안일하게 생각한 채 인도 순방길에 오르면서 시간만 지나갔다고 덧붙였습니다.

2월 2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발병이 "매우 빠르게 진전하고 확대하고 있다"며 바로 기업과 학교, 병원들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발표한 것 역시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에 사전 보고되지 않았던 이 기자회견 직후 주식시장이 폭락했는데 인도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자극했다면서 격노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한 2월 26일 저녁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한 회의는 취소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모든 브리핑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 감독 아래로 일원화했다"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기까지 3주의 시간이 허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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