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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코로나19 위기…대통령 퇴진 촉구 자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 "코로나19 위기…대통령 퇴진 촉구 자제"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동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가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은 전날 상파울루시에서 지도부 회의를 열어 "지금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할 때"라면서 보우소나루 퇴진 촉구 대열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노동자당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사회적 격리를 지지하면서 정부에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다른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들은 지난 8일 '보우소나루 퇴진'을 위한 행동지침으로 결정하면서 "보우소나루를 쫓아내는 것이 코로나19 대응의 기본"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당은 좌파진영의 이런 움직임을 정당하고 합법적인 운동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보우소나루 퇴진보다 코로나19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당은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국정을 수행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난하면서 "그러나 지금 국민이 거리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동자당이 이런 입장을 정한 것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브라질·스위스 언론 공동 인터뷰를 통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설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가 광기 어린 행동을 하고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면 탄핵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탄핵을 추진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1∼3일 1천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 사임 촉구에 대해 반대 의견이 59%로 나왔다.

사임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7%였고, 나머지 4%는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4%, 무응답 4%였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나 사임을 촉구하거나 탄핵을 추진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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