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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프로 재택근무자의 3가지 팁 (feat. 덴마크 남자)

에밀 라우센 | 한국인 아내와 가정을 꾸리고 15년째 한국서 살고 있는 덴마크 남자

업무 근무 오피스 회사 사무실 재택근무 (사진=픽사베이)

한국 사회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나가며 가장 낯설어하는 것 중 하나를 꼽자면 재택근무가 아닐까 싶다. 재택근무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재택근무의 고충을 토로하는 글도 SNS에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본다. 회사 밖 집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같은 업무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니 당연히 어려움과 답답함이 클 테다.
 
덴마크에서 나고 자란 나에겐 재택근무의 개념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병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셨지만 재택근무도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집에서도 불편함 없이 일하는 아버지를 보며 재택근무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다. 수많은 덴마크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으며 재택근무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덴마크에 있는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재택근무의 장점이 더 많게 느껴진다. 나도 한국에 머물면서 이곳에서도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랐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으니 다행인 일이다.
 
덴마크에서 재택근무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쁨과 편안함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매일 직장으로 출퇴근을 해야 하는 때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된다. 직접 재택근무를 하며 내 삶에 적용해본 경험을 토대로 느낀 점과 아쉬웠던 점을 공유하려 한다. 집에서 일하는 시간 동안 최대의 효율을 끌어내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내 간절한 소망은 코로나19가 사라지면서 동시에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분위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일을 하는 것도 한국 사회에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는 것이다.

#1_하루 계획을 세워라

매일 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넘쳐나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잘 따져보면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야금야금 내 시간을 잡아먹는 잡다한 일들도 꽤 있다. 덴마크에서 내가 배운 방법은 하루 동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① 급한 일, ② 중요한 일, ③ 중요하지 않은 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을 분류하면 우선순위에 따라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정말 집중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면 일의 효율이 높아지고 가족과 온전히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인지하면 마감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더 수월하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재택근무가 편안함과 자유를 주는 만큼 나의 생활리듬에 맞춰 계획을 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내가 아침형 인간인지 올빼미형 인간인지에 따라 하루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다. 나는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내 스스로가 가장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임을 알아서 이에 맞춰 계획을 구상한다. 또 점심시간을 일부러 짧게 잡는다. 점심시간이 길어지면 산만해지고 나른해져서 오후에 남은 업무를 처리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무실 앉아서 보내는 시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보냈어도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남은 하루를 나와 가족을 위한 자유 시간으로 쓸 수 있게 된다.
 
#2_SNS는 잠시 멈추기
 
SNS나 메신저 앱은 쉬지 않고 새 알림을 준다. 나의 경우엔 과감하게 휴대전화를 끄거나 내 노트북에 메신저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게 특히 도움이 됐다. 쉽지 않은 방법이긴 하다. 항상 누군가는 연락하고 글을 쓰고 ‘좋아요’를 누르기 때문에 항상 서로를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재택근무의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만약 어렵다면, 하루 중 시간을 정해 그 시간만큼은 SNS를 멀리하도록 알림을 꺼두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온전히 내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덴마크의 친구들 중 몇몇은 스스로 근무 보상 시스템을 만들어 적용했는데, 예를 들어 업무 하나를 끝내고 나면 스스로에게 30여 분 동안 인터넷 자유 시간을 주는 방식이었다. 실천이 어렵겠지만 만약 할 수 있다면 하루가 아주 길어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3_시간을 쪼개어 쓰자
 
마지막으로 소개할 방법은 내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이다. 쉬는 시간 없이 주구장창 앉아서 일에 몰두하는 것은 내게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시간을 나눠 일을 하고 쉬는 시간을 두면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우리 아버지는 한 시간 단위로 일하고 반드시 10분가량 쉬는 시간을 가지셨다. 쉬는 시간 동안 당신께선 스트레칭을 하거나 에너지와 즐거운 마음을 키워줄 무언가를 충분히 한 뒤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
 
사실 덴마크의 많은 직장에서는 공식적으로 점심시간을 두지 않는다. 왜냐하면 직접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고 스케쥴을 짜서 일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활용해 얼마든지 점심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인들은 대체로 한 시간 점심시간을 갖는 것보다 일찍 퇴근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나도 재택근무를 할 때 꼭 시간을 정해두고 일어나거나 걸으며 몸과 머리를 쉬게 해준다. 상쾌한 상태로 다시 자리로 돌아올 수 있으며 또 그렇게 쉬는 동안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 재택근무를 직접 하며, 또 재택근무가 익숙한 덴마크에서의 경험을 살려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팁을 공유해봤다. 일의 능률만큼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 즐거움이 더 커지면 좋겠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에도 재택근무가 좋은 문화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 이 원고는 인-잇 편집팀의 윤문을 거쳤습니다.

#인-잇 #인잇 #에밀라우센 #덴마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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