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참전용사 할아버지, 수당 2천만 원 코로나19 기금 '선뜻'

올해 나이 99세인 6·25 참전 용사 할아버지가 수십년간 모은 유공자 수당 2천만 원을 코로나19 극복 기금으로 내놓았습니다.

서귀포시는 주관섭(99)·백영순(82)씨 부부가 8일 서귀포시를 방문해 기금 2천만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전달된 기금은 주 씨가 6·25 참전 국가유공자 수당을 저축해 모은 돈입니다.

이들 부부는 그동안 알뜰하게 살며 저축한 돈을 꼭 필요한 곳에 쓰고 싶다며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모은 돈을 선뜻 서귀포시에 기탁했습니다.

주 할아버지는 "그동안 나라로부터 도움만 받아왔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어하는 취약계층을 보면서 이제는 내가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돈을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지난 3월에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400만 원, 서귀포시 동홍동 노인회에 100만 원을 기탁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해 왔습니다.

주 할아버지는 이북 출신으로 6·25 전쟁 때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이후 국군으로 참전해 국가무공수훈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서울에서 백 할머니를 만나 결혼생활을 하다 30여년 전 제주로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

(사진=서귀포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