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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판정' 9살 소년, 7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나

<앵커>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져 안타깝게 뇌사 판정을 받은 9살 제주 소년 고홍준 군이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홍준 군의 부모는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의로운 아이였기에 장기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는 말로 아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대신했습니다.

하창훈 기자입니다.

<기자>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9살 고홍준 군이 다니던 학교입니다.

홍준이는 축구를 좋아해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놀고 휘파람 부는 것도 즐기는 소년이었습니다.

음악에도 관심이 있어 학교 관악부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어려운 호른 연주도 금세 배워 무대에도 여러 번 올랐습니다.

빨리 개학해서 친구들과 만나길 고대하던 홍준이는 지난 1일 저녁 식사 후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홍준이는 나흘이나 버텨줬지만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5일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큰 충격 속에 있던 홍준이 가족들은 어쩌면 더 고통스러웠을 결심을 했습니다.

홍준이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겁니다.

늘 친구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의로운 막내아들이었기에 홍준이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며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故 고홍준 군 어머니 :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 그냥 그렇게 아쉽게 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홍준이처럼 아픈 아이들한테 좀 힘이 되었으면 해서….]

9년의 짧은 삶을 마감한 홍준이의 심장과 폐, 간 등의 장기는 또래 어린이 5명에게 이식됐고 각막도 이식될 예정입니다.

홍준이는 7명에게 그렇게 새 생명을 선물하면서 환하게 빛날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조원현/한국조직기증원 원장 : 봄의 계절에 생명이 다시 이렇게 피어나고 움트는 계절에 새로운 생명의 소식을 줄 수 있어서 아마 많은 국민에게 힘이 됐을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9살 홍준이와 가족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에게 부끄러움과 큰 위안을 한꺼번에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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