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10% '무증상'…방역 어렵게 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초기 확진자의 10%가량도 뚜렷한 증상이 없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송준영·정희진 교수 연구팀은 국내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28명을 분석한 결과 3명이 무증상 감염자였다고 오늘(8일)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된 서신(Correspondence) 형태의 기고문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28명 중 11명은 집단감염이 아닌 확진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됐고, 이들에게서는 진단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경우 감염된 본인조차 증상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무증상이거나, 보통의 호흡기질환과 달리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 점 등이 조기 진단과 방역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실제 증상을 보고한 20명 중 8명(40%)만 초기에 발열이 있었습니다.

기침이나 인후통도 공통된 증상으로 보긴 어려웠습니다.

일부 환자는 심한 인후통을 호소했으나 일부는 가벼운 기침에 그쳤습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기면서 비전형적 증상에 대한 보고는 여러 차례 나온 상태입니다.

국내 환자들은 호흡기 증상 없이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후각이나 미각 상실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중앙임상위원회와 대구시의사회 등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송 교수는 언론 통화에서 "이 논문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초기 환자들의 임상적 증상을 확인해 비전형적 증상, 무증상 등을 분석한 데 의미가 있다"며 "고열, 근육통 등이 특정 시점에 뚜렷하게 나타나는 인플루엔자와 달리 코로나19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뿐더러 증상이 발현되는 시점 자체가 모호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28명 중 3명은 무증상 상태에서 진단됐습니다.

송 교수는 "코로나19의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전파력을 보이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감염된 사람의 바이러스 배출 수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감염되고도 본인 스스로가 아픈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의도와 달리 타인에 전파할 수도 있다"이라며 "초기 증상의 다양성, 무증상 등이 진단과 방역을 어렵게 하는 대표적 원인"이라고 짚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1만 명이 넘는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의 비중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무증상 상태에서도 바이러스를 조용히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