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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에 무릎 꿇은 미국…길거리 나온 의료진

그동안 참고 또 참던 병원 의료진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미국 이야기입니다.

사진 출처=로이터

뉴욕 브롱스에 있는 몬테피오레 병원 간호사들이 의료 물자를 신속하게 지원해 달라며 지원 호소문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환자들을 돌봐야 할 시간에 길거리로 나와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 의료진들이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지난 취재파일에서도 전해드렸지만 요즘 미국 병원은 미국 병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입니다. 똑같은 마스크를 4일째 쓰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보호 고글이 없어서 스키 고글을 쓰는 의사, 보호복이 없어서 스키복을 입는 의사, 마스크를 소금물로 씻고 다시 착용하는 의료진.

3년 차 내과 간호사인 로라 아이식은 병원에는 보호복, 진통제, 진정제가 턱없이 부족한 곳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재앙의 끝을 보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의료진들이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사실 워싱턴주에 있는 한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는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 보호장비에 대해 한 언론사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병원에서 해고됐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습니다. 한 간호사는 동료들에게 보호 마스크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가 해고당했습니다.

그러나 해고라는 두려움을 뒤로하고 간호사들이 길로 나왔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미 수천 개의 마스크를 뉴욕에 있는 병원에 보냈다고는 하지만,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은 같은 마스크를 3, 4일 사용하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습니다. 일부 의료진들은 마스크를 다시 사용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최근 모든 개인 보호장비 사용을 줄일 것으로 당부하는 안내문을 모든 병원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로이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병원에 출근해 환자를 돌보고 있는 28살의 간호사가 남긴 말이 가장 충격적입니다.

"나는 매일 아침 병원에 출근할 때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는 (언제 죽을지 몰라) 동료와 함께 마지막 유언을 썼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몬테피오레 병원뿐만이 아닙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 자코비 메디컬센터 간호사들도 지난 주말 병원 밖으로 나와 현 상황을 설명하며 빠른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중국에서 보낸 마스크가 미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은 들어오고 있지만 필요한 병원에 도착해 의료진에게 전달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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