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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상춘객 못 막아…결국 갈아엎은 유채꽃밭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봄꽃 축제도 취소되고 있는데요, 강원도 삼척시가 축구장 8배 크기의 유채꽃밭을 갈아엎었습니다. 축제를 취소했는데도 꽃구경 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런 조치까지 내린 겁니다.

G1 백행원 기자입니다.

<기자>

동해 푸른 파도 옆이어서 그런지 유달리 샛노랗게 봄을 알렸던 삼척 맹방 유채꽃은 관광 명소이자 주민에게는 자부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딱하게 됐습니다.

트랙터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유채꽃밭은 황무지로 변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20년 가까이 이어오던 축제를 취소했지만, 그래도 꽃구경 오는 손님을 막을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말마다 통제선을 설치하고 차로 지나가면서 꽃구경을 하도록 권했지만, 개방지이다 보니 밀려드는 상춘객을 완전히 통제할 수가 없어 고심 끝에 폐기를 결정했습니다.

지난가을 심어 8개월 동안 가꾼 꽃밭인데 갈아엎는 데는 30분밖에 안 걸렸습니다.

[이식문/맹방유채꽃마을 위원장 :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일 년 동안 기르고, 관리해서 이렇게 길러놨는데… 트랙터로 이렇게 갈아엎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하겠습니까.]

벚꽃이 만개한 강릉에서도 예년 같으면 꽃구경 오시라고 홍보가 한창일 텐데, 올해는 통제선을 그어 놓고 출입을 막았습니다.

주차장도 없애고 '드라이브 스루' 벚꽃 구경을 권하고 있는데, 수십 년 된 벚꽃나무를 유채꽃처럼 갈아엎을 수도 없어 가슴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야속하게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는 봄꽃 구경의 낭만마저 앗아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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