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친절한 경제] 코로나가 몰고 온 '구조조정 칼바람', 심상치 않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20.04.03 10:32 수정 2020.04.03 17:16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국내 항공사 중에서 이스타항공이 직원 거의 절반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는데 굉장히 걱정스러운 소식이네요.

<기자>

네. 사실 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대규모 구조조정 상황이 사실상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빨리 코로나19가 좀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데, 이스타항공은 일단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고 만약에 퇴직하겠다는 사람이 회사에서 생각하는 정도에 너무 미치지 못하면, 5월에 정리해고를 하는 것까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력의 비중이 굉장히 큽니다. 전체 45%, 750명 수준입니다. 3월 월급도 주지 못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지금 비행기가 전혀 뜨고 있지 않죠. 영업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앵커>

이 구조조정 바람이 사실 이미 여기저기서 불고 있는데, 중견 기업 이상으로까지 지금 번지고 있는 거네요?

<기자>

네. 폐업 위기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나 이미 폐업한 가게들 동네에서, 거리에서 이미 보고 계실 겁니다.

이분들의 고통이 정말 클 텐데, 기업들의 경우에 규모가 클수록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그만큼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오게 됩니다.

사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같은 경우에 직접고용 직원들은 아직 유급 또는 무급휴직 정도로 비용 절감을 하고 있지만, 하도급업체 직원들이나 파견직, 임시직 근로자들은 권고사직이 되거나 해고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당장 대한항공 어제(2일) 지금 항공업계가 어떤 상황인지 보여드리겠다면서 기내식 공장을 먼저 기자들에게 공개했는데, 대한항공 비행기는 90%가 뜨지 않고 있죠.

기내식 공장이 사실상 멈췄습니다. 그러면서 이 공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 수백 명이 권고사직을 당한 상태입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가 지난달 말에 1만 1천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물어봤더니, 지금 고용불안을 느끼는 상황이라는 응답이 특히 여행업, 항공업, 그리고 영화업계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보시게 될 텐데, 보시는 것처럼 이 가장 다급한 업계들 외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제조업 분야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대한상의가 어제 발표한 제조업계의 2분기 경기 전망, 1분기보다 폭락했습니다.

전국의 2천200여 개 제조업체들에게 물어보는 경기 전망 지수인데, 이게 100보다 작으면 전 분기보다 안 좋게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지수가 57이 나왔습니다. 금융위기 때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앵커>

사실 그런데 정부가 이런 실업 사태를 예상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상당히 큰 폭으로 확대한 상태잖아요?

<기자>

네. 이걸 위해서 개정한 시행령을 어제 입법 예고했고 다음 달부터 개정된 규모로 지급이 시작됩니다.

2분기에 한해서 직원들 휴직수당을 준 중소기업들에게 그 비용의 90%를 보전해 주는 겁니다.

이 수당을 받으려면 회사가 사직시킨 직원이 있으면 안 됩니다. 원래 휴직수당의 최대 75%를 지원하는 제도인데, 코로나 사태 맞아서 확대했습니다.

그런데 위기가 지금 곳곳에서 나타나다 보니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벌써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먼저 이거는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받습니다. 물론 이거의 자원 자체가 고용보험에 그동안 쌓인 돈에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면이 있기는 한데, 하지만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구조조정되고 있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사실 제외된 상태고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난달 말에 호소한 게 있습니다. 이 지원금에 사람당 한도가 있습니다. 매달 198만 원까지요. 몇몇 업종만 지금 그 한도를 하루 4천 원씩만 늘려놓은 상태입니다.

이 이야기는 오래 일한 사람, 최소한 40~50대가 많은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근속한 만큼 임금들이 높겠죠. 그러면 지원금 한도를 넘긴 나머지 수당을 보전해 주면서 회사를 유지하려면 사실상 휴직 직원마다 수당 10% 이상을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것도 어려운 데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게 막대하게 쌓여온 가계 부채입니다. 지금 1천600조 원을 넘었습니다.

고용유지를 어느 정도 떠받칠 때를 놓치면 사실 그동안 계속 지적돼 온 이 어마어마한 가계 빚 쪽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동안 신용이 나쁘지 않았던 사람들도 빚을 못 갚는 사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가계 쪽의 신용경색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기간을 오래 버티기 힘든 구조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진 겁니다.

물론 지금 각종 수당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정부의 재원도 한정적입니다. 다 같이 조금씩은 어려움을 분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모럴 해저드,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릴 때는 도덕적으로 해이하게 행동하는 사람이나 기업도 분명히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고민하면서 고용유지 쪽에 초점을 맞춘 추가 대책을 좀 더 궁리해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