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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에 죽을 것"…미 수용시설 갇힌 이란 교수 호소

"전염병에 죽을 것"…미 수용시설 갇힌 이란 교수 호소
미국의 임시 수용시설에 갇힌 이란인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시설의 열악한 위생 실태로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인 공학교수 시루스 아스가리(59)씨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전화 인터뷰에서 "임시 수용시설이 매우 더럽고 과밀한 상황인데도 마스크도 쓰지 못하게 한다"라며 "전염병에 걸린다면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명문 샤리프 공대 교수인 아스가리씨는 미 오하이오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하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 지난해 11월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그를 석방하지 않았고, 이달 1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임시 수용시설로 이송했습니다.

ICE의 임시 수용시설은 통상 불법 이민자가 추방당하기 직전 최장 72시간 동안 구금돼 대기하는 곳입니다.

아스가리씨는 "코로나19 탓에 각국으로 가는 항공편이 중단돼 ICE 수용시설에 있는 이들의 출국이 중단됐다"라며 "수용 인원이 빠지지 않는데도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전역에서 추방 대상자들을 이곳에 보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ICE는 이층침대를 빽빽하게 방에 설치해 새로운 추방대상자를 밀어 넣는다"라며 "그들은 여기에 오기 전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생이 개탄할 수준인 ICE 수용시설을 임시 폐쇄하는 게 유일한 바이러스 안전대책이다"라며 "손 소독제가 없는 것은 물론 화장실마저 제때 청소하지 않아 수용자끼리 조그만 비누로 바닥을 닦는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수용시설에 들어올 때 가져온 마스크를 쓰려고 하니 ICE의 간수가 허락하지 않았다"라며 "단기간 머무르는 수용시설이다 보니 세탁도 할 수 없어 이곳에 들어올 때 옷을 그대로 입고 지낸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아스가리씨는 "코로나19는 이곳에서 터질 날만 기다리는 바이러스 폭탄이다"라며 미국 정부가 신속히 조처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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