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 금지된 공항 보안 구역서 흉기 휘두른 한국계 미국인 구속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인천국제공항 보안 구역에 들어갔다가 저지당하자 면세점 직원들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한국계 미국인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한국계 미국인 A(35·여)씨를 구속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당초 특수상해 혐의로 A씨를 체포했으나 조사 결과 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로 죄명을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A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 51분쯤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내 보안 구역에서 B씨 등 면세점 여직원 2명을 흉기로 2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목 부위만 13차례 흉기로 찔리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이를 목격한 다른 직원이 도주하려던 A씨를 붙잡았으며 인근에 있던 공항경찰단 소속 경찰관이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사건 당일 미국에서 입국한 A씨는 공항 상주 직원만 출입증을 제시하고 들어갈 수 있는 공항 보안구역에 들어갔다가 저지당하자 직원들을 흉기로 찌른 뒤 출입증도 빼앗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앞서가던 사람을 따라 들어갔다"고 진술했습니다.

그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는 비행기에도 갖고 탈 수 있는 종류의 소형 물품이었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이들 직원이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으나 추후 조사에서 상해 부위와 정도가 심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A씨가 흉기로 찌른 부위가 자칫 혈관을 스쳤다면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부위여서 그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죄를 적용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병원에서 명확하게 진단받은 병력은 없다"며 "법원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