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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n번방 26만 명 신상' 본격적으로 뒤쫓는다

경찰, 'n번방 26만 명 신상' 본격적으로 뒤쫓는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03.23 12:51 수정 2020.03.24 08: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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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해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한 20대 남성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 모 씨가 구속되면서 경찰이 '박사방'을 비롯한 성 착취 영상 공유방 참여자 추적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조 씨를 구속한 뒤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 영상물을 보기 위해 '박사방'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신상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회원들 역시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라 집단 성폭력의 공범이라는 여론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법에 근거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에서 이뤄진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의 시초는 'n번방'으로, '박사방'은 그 연장 선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일부 여성단체는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방 60여 곳의 이용자가 총 26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합니다.

이중 '박사방' 회원은 최대 1만 명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수사력을 총동원하면서도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특성과 적용 법의 한계 등으로 인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텔레그램은 해외 메신저이기 때문에 협조 요청 등에 한계가 있어 수사에 애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관련 방이 수시로 없어졌다 생겨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텔레그램 성 착취물 공유방 회원 수를 정확히 집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조 씨는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한 74명의 피해 여성을 유인·협박해 음란 영상을 촬영하게 하고 이를 3단계로 나눈 유료 대화방에 유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박사방' 회원으로 알려진 1만명은 유료회원이 아닌 '맛보기 방' 회원으로 보인다"며 "1만 명 중 유료 회원도 섞여 있겠지만 현재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텔레그램 전체 성착취물 공유방 이용자로 알려진 26만 명은 중복 회원을 모두 포함한 인원으로, 이중 유료 회원은 일부일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유료 회원이 금액을 지불한 수단이 암호화폐라는 점도 수사를 어렵게 합니다.

결제가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등으로 이뤄졌다면 범죄 흔적을 쉽게 추적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는 서비스하는 회사별로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수사망을 빠져나가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유료 회원을 처벌할 수 있느냐는 놓고도 복잡한 법률 해석이 뒤따릅니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이용자들은 불법 음란물 제작이 끝난 상태에서 영상을 보러 들어온 것으로 보이므로 영상물 제작의 공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해당 영상을 내려받아 다른 사이트 등에 2차로 게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돈을 내고 음란물을 봤다는 것만으로는 범죄의 구성요건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 변호사는 "법리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면 회원들을 조씨의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행법상 성인 성착취물을 촬영·배포하지 않고 소지만 한 경우는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미성년자의 성 착취물을 소지했을 때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박사방'에 올라온 성 착취물을 유포했다면 성인 여부와 관계없이 '비동의 유포'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 2항은 "촬영 당시에는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사후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퍼뜨림)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난이도가 매우 높은 수사"라며 "적용 가능한 법 조항 등을 토대로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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