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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트럼프, 김정은에 친서"…김여정의 세 가지 메시지

[취재파일] "트럼프, 김정은에 친서"…김여정의 세 가지 메시지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공개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북미) 두 나라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전염병 사태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자기 인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의 노력에 대한 감동을 피력하면서 비루스(바이러스) 방역부문에서 협조할 의향도 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을 돕기 위해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밝혀왔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에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러한 제안이 트럼프의 친서를 통해 이뤄졌음을 확인한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으며 최근에 의사소통을 자주 하지 못하여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대하여 언급하면서 앞으로 국무위원장과 긴밀히 연계해나가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친서가 북미 두 정상 간 "특별하고도 굳건한 개인적 친분관계를 잘 보여주는 실례"이며, 두 정상 간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대립관계처럼 그리 멀지 않으며 매우 훌륭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김여정은 북미 두 나라의 관계발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북미관계와 발전은 두 정상 간 개인적 친분관계를 놓고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되며,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의 관계발전 구도를 얼만큼이나 바꾸고 견인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북미관계를 속단하거나 낙관하는 것도 좋지 못한 일이며, "공정성과 균형이 보장되지 않고 일방적이며 과욕적인 생각을 거두지 않는다면 두 나라의 관계는 계속 악화일로에로 줄달음치게 될 것"이라고 김여정은 주장했다. 또, 김여정 개인의 생각이라는 것을 전제로, 북미관계는 친서가 아니라 "두 나라 사이에 역학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평형이 유지되고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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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담화가 전하는 세 가지 메시지

김여정 명의의 담화를 통해 북한이 전하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보인다.

첫째,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분신이라고 할 만한 김여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높게 평가한 것은 미국과의 대화를 이어갈 생각이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 협조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상황에 따라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지원을 받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하다.

둘째, 미국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북한은 김여정 담화에서 북미 두 정상 간 관계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개인적 친분관계가 두 나라 관계발전에 이바지할 지는 미지수이며 낙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두 정상 간 친분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으로 미국이 입장변화를 보여야 북미관계 진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입장변화란 대북제재를 완화하라는 요구일 것이다.

셋째, 전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김여정은 북미 간에 "역학적으로" 평형이 유지되어야 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북미가 힘으로 균형을 이뤄야 북미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힘으로 미국과 균형을 이룬다는 것은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곧 멀지 않아 …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북한은 새로운 ICBM을 개발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는 오늘(22일)자 보도에서도 "개발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무기체계들"이라는 말로 전략무기 개발이 계속되고 있음을 밝혔다.

● 북미대화의 계기로 작용할까
작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결국, 북한의 입장은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략무기 개발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북한이 원하는 상황으로 미국이 변화해 대화가 이뤄지거나 일부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상관 없고, 전략무기 개발은 개발대로 계속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본질적 상황의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코로나19를 매개로 한 친서 전달이 북미 간 대화의 계기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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