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전 세계 1만 명 사망…각국 '전시체제'로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가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서며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팬데믹', 통제불능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전시를 방불케 하는 대응책을 쏟아내며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나섰습니다.

국경 폐쇄와 수도 봉쇄 등의 조치를 강화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이탈리아에선 의료진 사망 사례가 늘며 인력마저 부족한 상황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민간 기업까지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물품 생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미 존스홉킨스대는 우리 시간으로 20일 오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만4천 명, 사망자 수는 1만30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해 말 처음 코로나19 발병이 보고된 이래 넉달이 채 못돼 1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국가별로 보면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가 3천405명으로 중국(3천245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어 이란 1천284명, 스페인 833명, 프랑스 372명, 영국 137명 순으로 피해가 컸습니다.

신규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큰 문젭니다.

미국은 환자 수가 하루 새 4천600명 늘어나며 1만4천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도 193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유럽도 심각해 독일(1만4천602명)과 프랑스(1만995명)는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겼고,스위스,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감염자 규모가 2천명을 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오늘 오후 6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5천322명 늘어나,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5천명 대를 넘었습니다.

유럽 전체 확진자 수는 10만여명으로 중국을 넘어섰고, 6대륙 중 가장 늦게 감염자가 출현한 중남미도 전날보다 확진자가 400여명이 늘어나 확산세가 당분간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파른 미주와 유럽 대륙 국가들은 전시에 준하는 대응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4천만 주민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에게 적용하는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하고, 전세계 모든 국가로 적용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아울러 20일 밤부터 미국과 캐나다간의 국경을 일시 폐쇄했으며, 멕시코와의 국경 제한도 검토 중입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에서 17일 정오부터 보름간 전국민 이동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영국 일부 언론은 정부가 이번 주말 런던 내 가게 문을 닫고,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런던 봉쇄'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총리실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브라질은 유럽연합(EU)과 영국,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중국, 일본, 한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코로나19가 번진 국가에서 온 외국인 입국을 30일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는 내달 3일까지인 전국 이동 제한 및 휴교령 기한을 연장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며 조깅 등 야외 스포츠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추가 대책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고, 종교의식을 금지한 사우디아라비아는 21일부터 모든 대중 교통수단 운행을 중단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각국 정상이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이미 의료품 생산을 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 탱크 등 무기 생산에 투입된 적이 있던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는 중국 류저우시에 있는 생산공장에서 수술용 마스크를 제조 중이며, GM과 포드는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인공호흡기 제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향수·화장품 제조 시설에서 손 세정제를 생산, 공공병원과 보건당국에 무료 공급키로 했습니다.

또 프랑스 청바지 업체 1083은 위생 마스크를 제작하기 시작해 프랑스 전역의 의사, 간호사, 구급차 운전사 등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항공기 부품 업체 메깃이 인공호흡기 제작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가운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롤스로이스, 포드, 혼다 등 자국 내 생산기지가 있는 자동차 업체 등에 필수 의료장비 생산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보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확산 공포에 인구 이동이 제한되고 소비와 생산이 위축되면서 결국은 해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이로 인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 항공, 여행 업종은 물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제조업체들에서 한 번에 수백~수천명 이상의 정리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관련, "글로벌 침체는 거의 확실하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이 함께, 긴급하고 조율된 대응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