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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강남은 고평가·강북은 저평가?…현실화율 격차 커

공시가격, 강남은 고평가·강북은 저평가?…현실화율 격차 커
오늘(19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된 가운데 단지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강남권 등지에선 최근 집값이 하락했는데 공시가격이 고평가된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는 반면 12·16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가격이 크게 오른 강북이나 수도권 남부 일부 단지는 집값 상승폭에 비해 공시가격 인상폭이 작아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정부가 공시가격 투명성 제고를 위해 올해 금액대별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처음 공개했지만 일부 개별 단지 간의 현실화율은 여전히 들쭉날쭉했습니다.

공시가격 산정과 이를 위한 적정 시세 파악은 한국감정원 조사자의 주관적 판단이 작용하는 부분으로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집값 상승폭에 비해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오르거나 덜 오르면서 불만이 나올 전망입니다.

국토부는 오늘(1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올해 공시가격에 대해 의견청취를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올해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9억 원 미만이 평균 68.1%, 9억∼12억 원 68.8%, 12억∼15억 원 69.7%, 15억∼30억 원 74.6%, 30억 원 초과 79.5% 수준입니다.

국토부가 공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열람한 결과 서울 성수동1가 트리마제 아파트 전용 84.82㎡는 올해 공시가격이 18억9천800만 원으로 작년(14억800만 원) 대비 34.9% 상승했습니다.

비강남권 아파트지만 한강변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로 공시가격 상승폭이 컸습니다.

그러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이 아파트는 지난해 9월 이후 단 2건이 팔렸는데 지난해 12월 3일과 올해 2월 9일 각각 29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정부가 공개한 5억 초과∼30억 원 이하 아파트의 올해 목표 현실화율은 75%, 올해 공시가격의 실제 평균 현실화율은 74.5%인데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5% 선에 그친 것입니다.

12·16대책 이후 정부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면서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약세지만 포털에 공개된 이 아파트의 매물은 현재 28억∼29억 원에 나와 있습니다.

동작구 흑석동 한강센트레빌 전용 84.84㎡의 올해 공시가격은 9억300만 원으로 작년(8억4천800만 원) 대비 6.49% 올랐습니다.

지난해 11∼12월 이 아파트의 중고층 실거래가격은 14억 원 후반에서 최고 15억 원이었는데 평균 시세를 14억 원으로 낮춰 봐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4.5%에 그칩니다.

이 금액대 목표 현실화율(70%)은 물론 평균 현실화율(68.8%)보다 낮은 것입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전용 37.38㎡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억6천800만 원에서 올해 3억1천800만 원으로 18.7% 상승했습니다.

이 아파트의 작년 11∼12월 실거래가격은 4억9천만∼5억 원 선.

적정 시세를 4억9천만 원으로 낮춰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5% 정도입니다.

3억∼6억 원대 평균 현실화율(68.2%)에 못 미칩니다.

최근 집값 상승폭이 가파른 도봉구 창동주공3단지 전용 41.3㎡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억2천만 원에서 올해 2억4천900만 원으로 13.2% 상승했습니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11∼12월 실거래가는 3억8천만∼4억 원 선으로, 공시가격 시세 기준을 3억8천만 원으로 잡으면 현실화율이 65%, 4억 원으로 보면 62% 정도입니다.

이 아파트는 올해 들어 최고 4억3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의 현실화율은 대체로 70∼80% 선으로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단지별로는 현실화율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49㎡는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12억4천만 원)보다 18.55% 오른 14억7천만 원인데 이 아파트의 지난해 11∼12월 실거래가는 20억∼21억5천만 원 선입니다.

평균 거래가를 20억5천만 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아도 현실화율이 72% 선으로 목표 현실화율 75%보다는 낮습니다.

잠실 엘스 전용 84.88㎡도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33.93% 오른 14억2천500만 원으로 지난해 실거래가(20억 원)의 71% 수준입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43㎡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1억5천200만 원에서 올해 15억9천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 이 아파트가 22억5천만∼22억8천만 원, 지난해 12월 중순 23억 원에서 최고 23억5천만 원까지 팔린 것을 감안하면 현실화율이 70%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12·16대책의 여파로 가격이 하락한 올해 2월 이후 실거래가(21억 원대)를 적용해야 현실화율이 75%대로 올라갑니다.

강남권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쳐 집값이 하락하는데 공시가격 인상폭이 크다고 볼멘 소리입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올해 발표하는 공시가격이 작년 집값을 기준으로 한다지만 최근 대출 규제와 자금출처조사 등 정부 규제로 거래도 없고,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있는데 세금 부담이 너무 크다는 반응이 많다"며 "강남에 아무리 현금 부자들이 많아도 경기 악재가 겹쳐 있어서 한동안 집값이 내려갈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강남은 현실화율 제고 영향으로 집값 상승폭에 비해 공시가격이 더 많이 오른 곳이 대부분입니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필리스 전용 84.99㎡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5억400만 원에서 올해 21억1천800만 원으로 무려 40.8% 상승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연초 거래가 없다가 지난해 4월에 처음 23억5천만 원에 팔리고 지난해 12월 29억7천만 원에 매매돼 실거래가격이 26.4% 상승한 것과 비교해 공시가격 인상폭이 훨씬 큰 것입니다.

이에 비해 강북에서는 공시가격 인상폭이 낮아 상대적으로 집값 반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 12·16대책의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노도강'(노원·강북·도봉구) 등지와 수도권의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이 대표적입니다.

도봉구 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창동은 최근 교통 호재 등으로 지난해 실거래가가 35%가량 올랐는데 공시가격은 10% 남짓 올랐다"며 "집값 상승폭에 비해 공시가격이 안 오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올해 들어 하락한 시세는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로 올해 오른 가격도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됩니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에 이어 공시가격 차등화, 이로 인한 보유세 격차까지 더해지며 9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의 풍선효과가 계속되는 게 아니냐고 말합니다.

성북구 성북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로 9억 원 이하 주택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공시가격도 덜 올라 보유세 부담도 적다보니 중저가 단지의 선호현상이 더 커지지 않겠느냐"며 "다만 지금 경제가 좋지 않은 만큼 당장 과도한 풍선효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은 임대사업등록을 해도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이 없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을 줄이려면 집을 팔거나 증여를 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일부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내에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증여세를 내고 자녀에게 집을 증여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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