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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 지키는 콜센터?…"조사 나오니 마스크 써라"

<앵커>

구로구 콜센터 집단 감염을 계기로 서울시가 500곳 넘는 콜센터를 전수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이 안전수칙 잘 지키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정작 현장 근로자들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콜센터가 지난 12일 사내에 이런 공지를 했습니다.

다음날 서울시 조사가 있으니 마스크를 쓰고 띄어 앉기 등을 하라는 내용입니다.

[콜센터 직원 A 씨 : 그냥 손 소독제라든가 이 정도만 몇 개 두고 했었는데. (조사를 나오니 마스크를) 어떻게 해서든지 구해와가지고 당장 써라.]

빽빽한 자리 배치가 지적되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무급휴가까지 쓰며 월차를 내게 했습니다.

회사 측은 이렇게 생긴 빈 좌석이 두드러지도록 자리 배치를 바꿨습니다.

[콜센터 직원 A 씨 : 다닥다닥 다 붙어서 일하다가 감사가 나온다고 본인 자리 아닌 것처럼 이름표도 빼고 짐도 빼고 (자리를 바꾸라고 했습니다.) (조사단이) 갔다고 하니까 이제는 더 이상 직원들한테 돌아다니면서 마스크 써라 (하지 않았습니다.)]

직원이 감염돼 회사에 손해가 생기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언론 접촉을 금지한 곳도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 조사, 평가만 후했습니다.

[박원순/서울시장 (지난 16일) : 98%의 콜센터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칸막이 높이를 조정한다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자발적인 실천을 이미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전국 콜센터는 1천여 곳, 근로자는 30만 명 이상인데, 대부분 비용 절감을 위해 빽빽하게 운영되고 있어 감염 위험이 큽니다.

[염희정/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지회장 : 체온 재는 시늉을 한다든가 보여주기 퍼포먼스를 진짜 많이 하게 되죠. (콜센터 근무 환경이 감염에 취약하단 건) 메르스 때 나왔던 기사 앞에 메르스 대신 코로나가 들어가 있는 것뿐이에요.]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 개선으로 이어져야 했지만 연출된 현장에서 부랴부랴 이뤄진 긴급조사는 겉핥기였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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