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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조처 항상 선은 아냐" 교황 반대에 로마 성당 다시 개방

"과감한 조처 항상 선은 아냐" 교황 반대에 로마 성당 다시 개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우려로 900여곳에 달하는 이탈리아 로마시내 모든 가톨릭 성당을 일시 폐쇄하기로 한 교구 결정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개적인 반대 표명에 번복됐다.

가톨릭교회 로마 교구의 안젤로 데 도나티스 추기경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 성당들의 문을 계속 열어놓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밤 이탈리아 정부의 전국 이동제한령 시한인 내달 3일까지 로마 시내 모든 성당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지 만 하루가 안 돼 입장을 바꾼 것이다.

결정 번복 배경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관저로 쓰는 바티칸 방문자 숙소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주례한 미사 초입에 준비된 원고 없이 "과감한 조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 도나티스 추기경이 앞서 발표한 로마 시내 성당 폐쇄령에 우회적인 불만 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다.

교황은 또 하느님이 성직자들에게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울 최고의 방법을 선택할 힘과 능력을 주기를, 그래서 성직자들이 하느님을 섬기는 신자들을 홀로 남겨두지 않기를 기도했다.

교황의 발언은 인터넷으로 중계됐다.

가톨릭계 일부에선 데 도나티스 추기경의 성당 폐쇄령이 지나치다는 반대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 지명도 있는 가톨릭계 인사는 소셜미디어에 '그리스도를 격리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선 정부 행정 명령에 따라 신자들이 참석하는 미사를 포함해 모든 종교적 행사가 금지된 상태다.

다만 개별 교구 주교의 판단에 따라 성당 개방은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이탈리아 전역 대부분의 성당이 문을 열어놓고 있다.

로마 교구는 바티칸시국과 이탈리아 로마를 관장하는 가톨릭교회의 가장 상징적인 교구다.

로마 교구의 교구장은 가톨릭교회 최고지도자인 교황이다.

이에 교황을 로마 주교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다만 교황은 로마 교구를 직접 다스리지 않고 독립국인 바티칸시국과 로마에 각각 행정 대리인을 임명해 교구장 역할을 맡긴다.

데 도나티스 추기경은 로마 교구에서도 로마 구역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교황청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고려해 11일부터 내달 3일까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과 광장의 관광객 입장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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