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문 닫아야"…주가 '날개 없는 추락'에 투자자들 패닉

오늘(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개인 투자자들은 오전 내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오늘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으나 추락하는 지수에 급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되레 시장조처가 내려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출렁였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전장보다 111.65포인트(6.09%) 내린 1,722.68에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낙폭이 8%를 넘으면서 장중 1,690선도 붕괴했습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전날 코스피가 3.87% 폭락한 데 이어 미국과 유럽의 증시에서도 주가가 10%가량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주식 투자자인 정 모(39) 씨는 "간밤에 잠에서 깨어 휴대전화로 '뉴욕증시'를 검색해보고는 잠이 안 왔다"며 "전날 주가가 많이 내려가서 낙폭이 제한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까지 떨어질지는 몰랐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오늘 개장과 함께 주식시장에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는 오늘 오전 9시 6분에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이후 낙폭을 줄여가던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자 다시 8% 이상 하락했고 10시 43분에는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장 4분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이어 9시 38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처에도 코스닥지수의 장중 낙폭은 13%를 넘어 490선이 붕괴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주식투자자 장 모(37) 씨는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손실을 보고 이제 좀 주가가 좀 오르나 했더니 코로나19 사태로 또 이렇게 주가가 폭락할 줄은 몰랐다"며 "한마디로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일하는 강 모(35)씨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기대도 걸었는데 시장이 이 정도로 패닉에 빠질지는 몰랐다"며 "지금은 어떤 대책이 나와도 소용없고 차라리 주식시장을 닫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