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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금통위 17∼18일 개최 유력…0.50% p 인하는 어려울 듯

임시 금통위 17∼18일 개최 유력…0.50% p 인하는 어려울 듯
▲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결정 결과가 나오는 오는 18일을 전후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과거 임시 금통위에선 0.50%포인트 이상의 '빗 컷'이 이뤄졌지만 외국인 주식자금이 대거 유출하는 상황과 통화정책 여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0.25%포인트를 넘어서는 인하 폭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한은은 오늘(13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임시 금통원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혀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고 실물경제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면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긴급 위기 대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은 것입니다.

아직 금통위 개최 여부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논의가 진행 중인 사실을 공지한 것만으로도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개최 사실 자체보다는 그 시기와 금리인하 폭에 두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금통위 정례회의는 4월 9일로, 한 달 가까이 남은 상황.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주말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오는 17~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지켜본 뒤 회의 일정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봅니다.

금융시장에선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연준이 0.50∼0.75%포인트의 추가 '빅 컷'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는 17일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예정하고 있는 점도 한은으로선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정책과의 정책공조 효과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금융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자금시장 경색까지 나타날 경우 임시회의 일자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한 상황에서 금리 수준이 크게 내려갈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을 가속할 우려가 있는 탓입니다.

급속한 원화 약세도 부담 요인입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이달 들어 6조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오늘에는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시장 문제도 빅 컷에는 걸림돌입니다.

금리가 낮아져 돈이 더 많이 풀릴수록 생산적인 부문에 유입되기 보다는 부동산으로만 쏠릴 가능성이 큰 점은 그동안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을 막는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절대 수준이 과거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2001년이나 2008년 때보다 훨씬 낮아 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은 점이 한은으로선 부담입니다.

한은은 '9·11 테러' 직후인 2011년 9월 0.50%포인트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엔 0.75%포인트를 각각 내린 바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 위기 상황에서 0.25%포인트 인하만으론 인하 효과가 부족하므로 0.50%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0.25%포인트 인하 시 4∼5월 정례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추가 인하나 0.50%포인트의 인하가 이뤄질 경우 현 1.25%인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하게 됩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시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0.50%포인트를 내리면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하고 미국 FOMC가 열리는 17∼18일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시장에 경기부양 의지를 보여주는 효과를 내려면 인하폭은 0.50%포인트 정도는 돼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통화정책만으로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고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또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향후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이와 같은 정책여건의 변화를 적절히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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