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꼼수 알리바이 되지 않아" 독자노선 재확인…여론에 촉각

정의당은 오늘(13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원 투표로 개혁·진보진영의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한 데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연합정당에 대한 여론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이를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의당은 오늘 오전 비공개 의원단 회의를 소집, 민주당의 비례 연합정당 참여 결정에 따른 후속 대응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향후 더욱 출렁일 정국 상황을 놓고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 정의당은 '우리의 길을 간다'는 입장입니다.

이정미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투표 결과에 따라서 입장이 변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도로에서 상대방이 과속하고 신호 위반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다고 하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정의당마저 그런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비례정당의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가리기 위해 정의당을 희생양 삼으려는 것이 아닌가"라며 "비례 위성정당의 꼼수 논란에 정의당이 알리바이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예상된 결과"라며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가 유권자 표심에 끼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감지됩니다.

특히 민주당의 참여 결정으로 개혁·진보진영 유권자가 연합정당으로 결집할 경우 정의당이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선거에서 개혁·진보진영 유권자들이 보였던 자발적 '전략적 투표' 경향도 약화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일부 유권자는 지역구 선거에선 민주당을 찍고, 정당투표에선 정의당을 택하는 분할투표를 해왔습니다.

이것이 정의당의 연합정당 참여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이런 주장이 힘을 받게 되면 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당 안팎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참여하는 연합정당이 본질적으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모델의 '변형'이라는 일각의 평가에 비추어 보면 정의당의 '원칙적 선택'이 박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합정당 방식에 대한 개혁·진보진영의 유권자들 사이의 찬반 의견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정의당이 흡수할 수 있는 진영 내 표심이 존재한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미래한국당을 '꼼수', '정치 희화화'라고 지적한 민주당의 선택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일부 중도층 표심 역시 정의당으로 흡수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내심 기대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연합정당 참여와는 별도로 각 지역구 단위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비례대표 후보 일부의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정의당으로선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모양새입니다.

이정미 의원은 '대리게임 논란'에 휩싸인 비례대표 후보 1번 류호정 씨와 관련해선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고, 비례대표 후보 6번으로 음주운전 논란이 인 신장식 전 사무총장에 대해선 "상황의 심각성이 확인된다. 아직 결론 내지 않았지만 문제들을 논의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