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파머 대회를 마치고 난 뒤 임성재 선수와 전화 통화를 해 페덱스컵 랭킹 선두에 오른 소감을 물어봤는데, 본인도 실감이 잘 안 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만큼 PGA 투어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랭킹이 페덱스컵 랭킹이기 때문입니다. 대회마다 순위를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랭킹은 가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에 나갈 선수를 가리는 기준이 됩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까지 살아남는 최후의 30명이 우승 상금 1,500만 달러, 180억 원의 주인이 되기 위한 '쩐의 전쟁'을 펼치게 됩니다. 올 시즌에 2승을 거둔 선수가 2명((저스틴 토머스, 브랜든 토드) 있지만, 임성재는 우승 한 번을 포함해 '톱 10' 다섯 번, 특히 '톱 3'를 네 번이나 기록하며 많은 포인트를 쌓았습니다.
임성재는 이번 주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합니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는 플레이오프가 아닌 정규 시즌 단일 대회로는 최고 우승 상금 (270만 달러, 32억 원)이 걸렸고, 부상으로 불참한 타이거 우즈를 제외하고는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 2위 존람, 3위 브룩스 켑카, 4위 저스틴 토머스 등 톱랭커들이 총출동합니다. 최근 성적 등을 감안해 대회 우승후보를 예상하는 '파워랭킹'에서 9위로 꼽힌 임성재는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랜드, 세계 랭킹 13위 브라이슨 디섐보와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칩니다. "요즘 성적이 계속 좋아서 이번 주도 기대가 돼요. 하지만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던 만큼 이번에는 일단 예선부터 무조건 통과하고 싶고, 3-4라운드에서도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여전히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시는데, 빨리 상황이 좋아지길 바랍니다." 한국의 상황을 걱정하는 임성재 선수에게 코로나19 관련해 미국 현지의 달라진 분위기는 없는지 물었더니 "아직까지도 대회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얘기하더군요. 그만큼 지금까지는 PGA 투어도, 각 대회 주최 측도, 갤러리도 코로나19의 심각성을 크게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고, 미국프로농구 NBA가 오늘 확진 선수 발생으로 리그를 전면 중단하면서 미국 프로스포츠 전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터라 PGA 투어 역시 조만간 무관중 경기나 대회 취소, 연기 같은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